우한 찬바람 빗겨간 인터넷·게임株···펀더멘털 상승기류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0.02.03 06:00
수정 2020.02.03 06:19

KRX경기소비재지수 7% 감소...미디어&엔터지수는 2%↓

“외부 활동 제약에 안정적 궤적...비중확대 기회 삼아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충격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그러나 증시가 고전하는 와중에서도 인터넷·게임 등 소프트웨어 관련주는 선방하는 모습이다.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바깥 출입을 자제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1일 국내 인터넷주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0.28%, 1.85% 내린 17만9500원과 15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KRX경기소비재지수와 KRX필수소비재지수는 지난달 21일부터 31일까지 각각 7.26%, 6.39% 감소했다. 경기소비재는 호텔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면세점주와 하나투어·강원랜드 등 여행 관련주를 담고 있다. 또 필수소비재는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주와 CJ제일제당·오리온 등 음식료주를 포함하고 있다.


같은 기간 KRX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2.38%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 지수는 네이버·카카오와 엔씨소프트 등을 담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지난 30일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지만 주가가 전날과 같은 18만원선을 유지한 데 이어 이날은 소폭 하락(-0.28%)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지시간 30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국내는 물론, 해외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증시도 타격을 입은 가운데 그 중에서도 면세점·화장품·여행·엔터 종목 등 중국 소비주들의 피해가 컸다. 반면 외부 활동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인터넷·게임·콘텐츠 등 실내 생활과 관련된 종목들은 비교적 영향을 덜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전 사례를 보면 전염병이 시장에 일시적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장기 추세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2003년 사스(SARS)와 2015년 메르스 당시에도 주가지수는 하락 후 반등했고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업종별 흐름이 달라지면서 당분간 인터넷·통신·의약품 업종으로 방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시장과 “인터넷·통신, 의약 업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궤적을 그릴 전망”이라며 “인터넷통신은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긴 만큼 활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의약품은 전염병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에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최소 한 달은 전염병에 영향을 덜 받는 업종으로 바스켓을 조정해야 한다”며 “이후 시장이 진정되면 그간 낙폭이 확대된 업종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는 유연성이 요구될 것”이라고 봤다.


넷플릭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주식시장 약세 국면에서 상승을 이어간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넷플릭스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지난 23일 전 거래일 대비 7.2% 상승했고 다음 날에는 추가 상승해 350달러대를 돌파했다.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돈 것이 주가 급등의 원인이었다. 이는 아시아 지역 감염병 확산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선 악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염병 확산에 무관한 종목 또는 업종 상승은 사스 당시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있었다”며 “WHO 사스 최초 보고일인 2003년 2월 14일부터 북경 지역 여행 금지 철회일인 2003년 6월 24일까지 업종별 수익률 상위에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헬스케어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간 소프트웨어 업종 수익률은 88.4%에 달했다. 종목별로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업종 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 수익률이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했다.


특히 올해도 글로벌 TMT(첨단 기술·미디어·통신) 패러다임이 이어지면서 영향권 내에 있는 반도체와 인터넷·게임, 미디어·엔터 등을 주목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TMT 패러다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등 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인터넷·게임, 미디어·엔터 등을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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