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이병헌·하정우가 살린 '백두산'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19.12.19 09:11
수정 2019.12.20 09:04
입력 2019.12.19 09:11
수정 2019.12.20 09:04
순제작비만 260억 투입 재난 블록버스터
화려한 제작비·스케일…연말 극장가 개봉
영화 '백두산' 리뷰
이병헌·하정우·마동석 주연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배수지. 그리고 순제작비만 260억원. 화려한 캐스팅과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연말 기대작 '백두산'이 18일 베일을 벗었다.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백두산'은 '신과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덱스터스튜디오 신작으로 백두산 화산 폭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북 사람들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시작 5분 만에 백두산 화산이 폭발하며 아비규환이 된 한반도 속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추가 폭발이 예상된 가운데 청와대 민정수석 전유경(전혜진)은 지질학 교수 강봉래(마동석)의 이론에 따른 작전을 계획한다.
핵분열을 이용해 화산 폭발을 막는다는, 성공률 5% 미만의 작전이다. 주위에선 말도 안 되는 작전이라고 하지만, 다른 방법은 없다.
특전사 대위 조인창(하정우)은 전역을 앞둔 상황에서 남과 북의 운명이 걸린 비밀 작전에 투입된다. 작전의 키를 쥔 북한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이병헌)과 접선에 성공하지만, 둘은 서로를 계속 의심한다.
한편 인창의 아내 최지영(배수지)은 인창이 작전에 투입된 줄도 모른 채 서울에 홀로 남는다. 그 사이, 마지막 폭발까지 시간이 점점 가까워진다.
'백두산'은 강점과 약점이 명확한 작품이다. 재난 블록버스터가 주는 화려한 볼거리와 액션, 대중성이 강점이라면, 과한 설정과 개연성 없는 전개는 약점이다.
영화는 재난 블록버스터를 표방하지만 사실상 리준평-조인창의 버디 무비에 가깝다. 서로 대치하던 남과 북의 두 인물이 각자의 목표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다 정을 쌓는 과정이 주가 된다.
리준평-조인창의 감정선, 액션, 이야기가 영화 전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두 배우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이런 면에서 '백두산'은 이병헌, 하정우라는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두 배우를 성공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이병헌은 '역시 이병헌'이라는 찬사를 자아낼 만큼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뽐낸다.
이병헌, 하정우의 호연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묘하게 설득시킨다. 하지만 리준평-조인창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계속 반복되는 건 몰입도가 떨어진다.
특수효과는 합격점이다. '신과함께' 시리즈를 만든 덱스터 스튜디오는 이번에도 화려한 볼거리를 보여준다. 백두산 화산이 폭발하는 장면을 스크린에서 보는 재미가 있다.
강점만큼 단점도 눈에 띈다. '백두산'이 다른 재난물과 차별화된 이유는 북한 소재를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핵을 이용해 백두산 폭발을 막는다는 비현실적인 소재 탓에 여러 장애물이 등장한다. 한반도를 바라보는 중국, 미국의 시선도 다뤄 여러 인물이 얽히고설킨다. 이 부분이 다소 피로하다.
연말 극장가를 노린 탓에 종합선물세트를 지향했지만 깔끔하지 않다. 액션, 재난 과정의 화려한 볼거리와 눈물, 가족애, 부성애, 감동, 코믹 등 이것저것 넣으려는 욕심이 앞서면서 과하게 느껴진다. 조금 더 담백하면 어땠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상영시간 128분도 조금 길다.
'나의 독재자' '김씨 표류기'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준 감독, 'PMC: 더 벙커' '신과함께' 시리즈 등을 촬영한 촬영감독 출신 김병서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이 감독은 "많은 사람이 좋아할 만한 오락적인 영화를 하고 싶었다"며 "재난을 맞닥뜨리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한반도를 바라보는 주변국들의 시선을 다룬 이유에 대해선 "재난의 현실감을 부여하기 위해 넣었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다. 이병헌, 하정우는 영화의 부족한 점을 메울 정도로 열연했다. 특히 이병헌의 활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다. 배수지는 임산부 역할을 맡아 새로운 도전을 꾀했다.
순제작비만 260억원이 투입됐다. 730만명 이상이 봐야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다.
12월 19일 개봉. 128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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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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