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효과로 반등한 삼성전자…반도체 회복 관건

이홍석 기자
입력 2019.10.31 12:31
수정 2019.10.31 13:02

스마트폰·DP 선전으로 반등...'3조' 반도체 부진 지속

본격 반등 위해선 비중 큰 반도체 회복 필수...4Q 비수기

내년 메모리 회복에 시스템반도체·이미지센서 수요 기대

스마트폰·DP 선전으로 반등...'3조' 반도체 부진 지속
본격 반등 위해선 비중 큰 반도체 회복 필수...4Q 비수기
내년 메모리 회복에 시스템반도체·이미지센서 수요 기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의 선전에 힘입어 3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반도체의 회복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선전에 힘입어 3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반도체의 회복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대 초반에 그쳤지만 악화된 메모리반도체 업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의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비중이 큰 반도체의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31일 오전 진행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낸드플래시는 기존 전망대로 3분기 정상화됐고 D램도 당초 예상치를 크게 향상해 재고는 큰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3분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나 출하량이 기존 전망을 크게 상회했다”며 “미·중 무역분쟁과 주문자상표부착(OEM) 고객사의 재고 확보 수요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서버 D램은 기존에 예상한대로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재고 조정 이후 구매가 재개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일부 수요 회복에도 반도체 실적은 부진했다. 매출은 17조5900억원으로 전분기(16조900억원) 대비 소폭 늘었으나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조4000억원에서 3조500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3조원에 육박한 영업이익을 달성한 스마트폰(IM부문·2조9200억원)과 1년만에 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한 디스플레이(DP·1조1700억원)에 힘입어 회사 전체 실적은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반도체는 어려운 업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에도 실적 부진으로 웃을 수 없었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매분기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4분의 3 이상을 책임져 온 반도체사업의 회복 없이는 본격적인 반등이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반등으로 누적 실적이 매출 170조5200억원과 영업이익 20조61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이 예상돼 지난 2년은 고사하고 2016년 수치(29조24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반도체 사업의 회복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회사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는 있지만 4분기에는 비수기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회사측은 4분기 낸드플래시부터 가격이 반등하고 D램은 내년 상반기 수요 강화에 따른 가격 회복을 예상했다.

회사는 “내년 D램 재고 정상화를 기대한다”면서도 “메모리 수요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대외적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핵심 관건인 서버 D램에 대해서도 “고객사들이 구체적인 물량을 본격화하고 있어 내년 서버용 제품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대외환경 이슈가 상존해 서버 시장에 어느정도 영향이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메모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5세대이동통신(5G)용 시스템온칩(Soc)과 고화소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 역량도 강화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5·7나노 극자외선(EUV) 공정 적용과 함께 고객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컨콜을 통해 “시스템반도체에서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갖춘 제품을 이미 보유하고 있고 제조자개발생산(ODM)과 중국 로컬 시장에 진입해 로엔드(Low-End·저사양)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인 이미지센서(CIS)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전 반도체 라인 최적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으로 내년 1분기 CIS 생산능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31일 3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시스템 반도체에서 가성비 갖춘 제품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며 "ODM과 중국 로컬 시장에 진입해 로우엔드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이 내년 전반적인 회복세에도 대외환경 등에 따른 수요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과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추가 건설 중인 중국 시안 공장은 예정대로, 평택 반도체 공장은 시기를 봐가며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회사측은 중국 시안 2기 공장에 대해 “기존 계획대로 올해 말 완공하고 내년 초부터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택 2기 반도체 생산라인에 대해서는 ”내년에 가동할 예정이나 본격적인 양산 시점은 미정"이라며 "시장 수요를 지켜보면서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2019 삼성전자 분기별 사업부문별 실적추이.ⓒ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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