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이했던 토트넘, 12년 무관 늪 빠져드나
김윤일 기자
입력 2019.09.25 07:42
수정 2019.09.25 07:59
입력 2019.09.25 07:42
수정 2019.09.25 07:59
4부 리그 팀과의 32강전서 승부차기 끝에 탈락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이 마지막, 11년째 무관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이 카라바오컵 조기 탈락의 불운으로 이어졌다.
토트넘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잡서브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카라바오컵(EFL컵)’ 콜체스터 유나이티드(4부 리그)와의 3라운드(32강)서 승부차기 끝에 패해 탈락했다.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일정이 연이어 벌어지기 때문에 손흥민을 비롯한 크리스티안 에릭센, 에릭 라멜라, 무사 시소코 등 주전 선수 대부분을 벤치에 앉혔다.
대가는 탈락으로 이어졌다. 토트넘은 루카스 모우라, 델레 알리 등이 선발로 나와 공격을 주도했지만 수비벽을 굳게 틀어 잠근 콜체스터 전략에 말려들며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결국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25분 패럿과 탕강가를 빼고 주전 자원인 에릭센과 손흥민을 동시에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손흥민 역시 투입되자마자 개인기를 앞세운 플레이로 토트넘 공격에 선봉장 역할을 담당했으나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그리고 맞이한 승부차기서 토트넘은 1번 키커로 나선 에릭센이 실축하며 분위기가 침체됐으나 파울루 가사니가 골키퍼가 상대 3번 키커의 파넨카킥을 막아내며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이어 4번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지만 마지막 키커인 루카스 모우라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며 탈락이라는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이번 카라바오컵 탈락으로 올 시즌 토트넘의 무관 가능성 역시 높아진 상황이다.
잉글리시 풋볼리그컵(EFL컵)이 정식 명칭인 카라바오컵은 잉글랜드 프로 리그인 1~4부 리그 92개팀이 참가하는 토너먼트 대회다. 아마추어까지 모두 참가해 ‘자이언트 킬링’이 일어나는 FA컵에 비해 경기 수가 적다 보니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고 손 쉬운 대회로 통한다.
여기에 대부분의 일정이 전반기에 치러지다 보니 체력 관리에도 용이하고 백업 자원을 시험해볼 장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전력이 탄탄한 프리미어리그의 빅클럽들은 이번 토트넘처럼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핵심 자원을 투입하는 전략을 택하곤 한다.
토트넘은 공교롭게도 12년 전이었던 2007-08시즌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무관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듬해 2년 연속 EFL컵 결승에 올랐으나 준우승에 그쳤고 2014-15시즌에도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들었다.
토트넘은 최상위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강팀으로 분류되는 ‘빅6’의 일원이다. 하지만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경쟁팀들 가운데 무관 기간이 가장 길다는 점에서 누구보다 우승 트로피에 목 말라하고 있다. 이번 카라바오컵 조기 탈락이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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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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