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이닝 모자란 류현진, 마지막 기회 얻을까

김윤일 기자
입력 2019.09.24 00:06
수정 2019.09.24 21:12

콜로라도전 7이닝 3실점 시즌 13승 획득

마지막 등판서 4.1이닝 던지면 180이닝 돌파

류현진이 마지막 등판서 4.1이닝 이상 소화하면 180이닝을 돌파하게 된다. ⓒ 게티이미지

LA 다저스 류현진의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23일(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3실점을 기록, 시즌 13승을 따냈다.

시즌 21번째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이 종전 2.35에서 2.41로 소폭 상승했다. 이 부문 2위인 제이콥 디그롬(2.51)과는 0.10 차이다.

류현진은 까다로운 상대 콜로라도를 상대로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특히 서클 체인지업의 움직임이 돋보였고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에 콜로라도 타자들이 속절없이 당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2개의 피홈런이 흠으로 남았다. 류현진은 1회 개럿 햄슨을 상대로 던진 컷 패스트볼이 공략당하며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무리하게 스트라이크를 잡으려다 공의 제구가 가운데로 쏠린 탓이었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7회 투런 홈런도 마찬가지였다. 류현진은 샘 힐리아드를 상대로 2구째 커브가 말을 듣지 않자 체인지업을 구사했고, 이 공이 다시 한 번 가운데로 몰리면서 홈런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이제 다저스는 정규 시즌 일정을 단 6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로테이션이 정상 가동된다면 류현진도 한 차례 더 등판할 수 있으나 변수는 역시나 곧바로 전개될 포스트시즌이다.

정규 시즌 일정이 오는 30일에 끝나는 다저스는 3일간의 휴식을 가진 뒤 다음달 4일 디비전시리즈 1차전(상대 미정)을 벌인다.

일단 로버츠 감독은 “클레이튼 커쇼가 27일에 등판하며 워커 뷸러, 류현진 순서로 나온다. 물론 바꿀 수도 있다. 아직 정해진 결정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전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류현진의 시즌 마지막 등판은 29일(일) 샌프란시스코 원정 2차전이 된다.

사이영상 주요 후보들의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포스트시즌 등판을 대비해야하기 때문에 많은 이닝은 주어지지 않을 전망이나 류현진 입장에서는 다소 욕심을 낼만한 경기다. 180이닝에 4.1이닝 모자라기 때문이다.

사이영상 수상의 실낱같은 희망을 쥐고 있는 류현진은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손에 쥔 채 최소 180이닝 이상 소화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선발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책임지지 않는 최근 트렌드를 감안해도 180이닝 이하의 이닝 소화력은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수상자인 블레이크 스넬은 20승과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음에도 적은 이닝(180.2이닝)으로 수상자격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자인 제이콥 디그롬은 197이닝을 기록, 마지막 등판서 200이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신경 쓰지 않고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낸다면 의외의 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최종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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