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vs 벌랜더, 개성 돋보인 강렬한 1이닝

김윤일 기자
입력 2019.07.10 10:26
수정 2019.07.10 13:33

류현진, 아메리칸 올스타 맞아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앞서 등판한 벌랜더도 강속구 앞세워 성공적인 등판

양 대 리그 선발로 나선 류현진과 벌랜더. ⓒ 게티이미지

양 대 리그 올스타 선발로 나선 류현진과 저스틴 벌랜더가 각자의 주무기를 앞세워 강렬한 1이닝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10일(한국시각), 클리블랜드의 홈구장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의미 있는 등판이었다. 류현진의 올스타 선정은 2001년 박찬호, 2002년 김병현 이후 한국인 투수로는 역대 세 번째, 지난해 타자인 추신수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 영광이다. 더불어 동양인 투수로는 1995년 노모 히데오 이후 역대 두 번째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올스타 선발 마운드에 오르기 위해서는 실력과 인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가능하다. 따라서 메이저리그 팬들을 충분히 납득시킬 베테랑 또는 이슈를 모는 투수가 등판하기 일쑤다.

실제로 그동안 올스타전 선발 마운드에는 사이영상 경력을 보유한 투수들이 대거 올랐다. 사이영상 수상이 없는 투수의 등판은 2016년 조니 쿠에토(NL) 이후 류현진이 3년 만이다. 그만큼 류현진의 전반기는 강렬했다.

먼저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아메리칸리그 선발 저스틴 벌랜더였다. 2011년 사이영상 수상자인 벌랜더는 연속 8개의 직구를 포수 미트에 꽂아넣었다. 자신의 주 무기인 강속구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인 장면이었다.

97마일대 묵직한 직구에 크리스티안 옐리치, 하비에르 바에즈가 손을 쓰지 못했고 프레디 프리먼을 상대할 때에는 커브, 슬라이더, 커터 등을 섞어 던지며 상대의 눈을 현혹시켰다.

벌랜더에 이어 1회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도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뽐냈다. 직구 최고 구속은 90.6마일에 머물렀으나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하는 제구가 일품이었다. 여기에 포심, 투심, 커터, 체인지업 등 각종 변화무쌍한 구질로 성공적인 올스타전 선발 등판을 마쳤다.

트라웃은 류현진의 까다로운 커터를 공략하지 못했다. ⓒ 게티이미지

최대 관심사였던 마이크 트라웃과의 대결도 인상적이었다. 트라웃은 경기 전날 펼쳐진 취재진 인터뷰서 류현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류현진은 상당히 인상적인 커터를 던진다. 이를 공략하기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맞대결에서도 트라웃을 공략한 구질은 커터였다. 류현진은 초구 포심 패스트볼을 바깥쪽으로 뺀 뒤 2구째에는 안쪽으로 휘어져 들어오는 커터를 던졌다. 이를 반응한 트라웃이 배트를 휘둘렀으나 힘없는 타구는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최대한 많은 선수들이 나서는 올스타전에서 투수가 많은 것을 보여주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류현진과 벌랜더는 올 시즌 양 대 리그를 지배하는 각자의 방식대로 경기를 펼쳤고, 나란히 무실점으로 명불허전의 기량을 선보였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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