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5초 KO’ 마스비달, 반쪽 파이터 되지 않으려면...

김태훈 기자
입력 2019.07.08 12:02
수정 2019.07.09 15:21

[UFC 239] 태클-레슬링 능한 아스크렌에 플라잉 니킥 작렬

승리 이후 상대 조롱하는 세리머니로 빈축

UFC 최단기간 KO 승리 따낸 마스비달. ⓒ 게티이미지

UFC 웰터급 호르헤 마스비달(34·미국)이 UFC 사상 최단 시간 KO 승리를 거뒀다.

'랭킹 4위'의 터프한 타격가 마스비달은 7일(한국시각) T-모바일 아레나서 열린 ‘UFC 239’에서 압박형 레슬링을 보유한 '랭킹 5위' 벤 아스크렌(35·미국)을 5초 만에 옥타곤 바닥에 눕히고 KO 승리를 따냈다.

타이틀만 걸려있지 않았을 뿐, 메인이벤트급 기대를 모았던 매치는 5초 만에 끝났다. 1라운드 공이 울리기 무섭게 달려든 마스비달의 플라잉 니킥이 시작부터 태클 시도 자세를 취하고 있던 아스크렌의 안면을 강타했다.

UFC 역대 최단 시간 KO기록이다. 지난 2006년 듀앤 루드윅이 조나단 굴렛을 상대로 거둔 6초 KO승 보다도 짧다. 해당 부문 공동 3위에 있는 정찬성의 마크 호미닉전 7초 KO(UFC 140)보다 2초 가까이 빠르다.

지난 3월 영국 런던서 대런 틸에 KO승을 거둔 마스비달은 이날 역시 화끈한 타격으로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되며 5만 달러를 챙긴 마스비달은 웰터급 타이틀 도전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경기 직후 마스비달을 향한 환호가 이어졌다. 그의 화끈한 타격에 팬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환상적인 플라잉 니킥 이후의 행동은 도마에 올랐다. 마스비달은 사실상 의식을 잃고 쓰러진 아스크렌에게 강력한 두 번의 펀치를 가했다.

이를 놓고 일부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일자 마스비달은 UFC와의 인터뷰에서 “심판이 나를 붙잡지 않은 시점이다. (판정이)끝날 때까지 싸워야 하는 것은 격투기 선수로서 당연하다. 그게 싫다면 격투기가 아닌 축구를 보러 가라”고 반박했다.

싸움꾼으로 불리는 마스비달. ⓒ 게티이미지

냉혹하긴 하지만 마스비달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선수라면 갖춰야 할 당연한 승리욕이다. 하지만 UFC 팬들은 그 뒤의 행동을 더 지적하고 있다. 마스비달은 실신을 의심케 하는 선수 앞에서 쓰러질 당시의 그림을 재연하는 악마의 세리머니로 팬들의 거센 비판을 들었다.

마스비달은 경기 후 SNS를 통해 부축을 받으며 병원으로 후송된 아스크렌을 향해 “아직도 뻗어있나”라는 취지의 문구로 다시 한 번 자극했다. 경기 전 심한 설전을 주고받은 상대라고 해도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 큰 파이터,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싶은 파이터가 되려면 보완해야할 부분이 많다. 스트리트 파이터 출신다운 캐릭터 자체는 흥미와 다양성 면에서 나쁠 것이 없지만 본인도 강조한 승리욕이 선수가 갖춰야 할 덕목에 들어간다면, 그에 못지않게 갖춰야 할 것이 동업자 정신과 상대에 존중과 배려다.

UFC는 스포츠다. 이런 덕목을 갖추지 못한다면 그의 플레이 스타일마냥 반쪽 선수에 그치고 만다. 그의 화끈한 카운터에 열광하고 있는 팬들이 바라는 그림은 아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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