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ovie] 9살 막내딸 앞에 꺼내든 성(性) 이야기
이한철 기자
입력 2019.03.30 16:53
수정 2019.03.30 16:53
입력 2019.03.30 16:53
수정 2019.03.30 16:53
기존 가족극의 틀 과감히 탈피한 '썬키스 패밀리'
신선함으로 무장한 신개념 로맨틱 코미디가 왔다.
지난 27일 개봉한 영화 '썬키스 패밀리'는 아빠의 예쁜 여사친 등장으로 엄마의 오해가 시작된 후, '삐그덕 쿵' 소리와 함께 사라진 가족의 평화를 되찾기 위한 막내딸 '진해'의 발칙하고 유쾌한 대작전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여느 가족영화와는 다른, 발칙하다고 느껴질 만큼 솔직하고 과감하면서도 영화를 본 후 온 가족과 함께 '사랑'에 대해 시원하게 이야기 하고 싶어지는 작품으로 완성됐다.
무엇보다 기대를 모으는 지점은 바로 늦둥이 막내딸 진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가족의 모습과 이야기다. 시도 때도 없는 아빠, 엄마의 애정행각이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진짜 사랑을 하지 못하는 오빠, 언니의 고민, 아빠의 친구가 등장하고 예민해진 엄마의 모습 등 어른들의 전유물로만 생각했던 이야기들이 아홉 살 진해의 맑은 시선으로 그려진다.
박희순은 “보통의 가족영화 형식 자체를 파괴하고 굉장히 개방적이고 유쾌한 사고방식을 가진 영화다. 그동안 보여진 가족영화가 아닌 새로운 영화가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진해의 시선으로 바라본 가족의 모습이 '썬키스 패밀리'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임을 밝혔다.
연출과 각본을 맡은 김지혜 감독 또한 “우리 영화는 아이의 시선으로 본 엄마, 아빠의 사랑 이야기다. 가족끼리 서로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같이 대화하며 소통하는 과정의 필요성에 대해 한번 쯤 생각하고, 진해의 눈으로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이러한 설정에 대한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늦둥이 막내딸 진해의 시선으로 바라본 가족의 이야기는 아이들만의 순수하고 기발한 발상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랑스러우면서도 귀여운 매력이 가득해 관객들의 마음을 제대로 훔친다.
믿고 보는 배우 박희순, 진경을 필두로 장성범, 윤보라, 이고은이 뭉쳐 어디서도 보지 못한 발칙하고 골 때리는 가족이 완성됐다. 여기에 개성 넘치는 배우 황우슬혜, 정상훈의 완벽한 코믹 연기까지 더해져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박희순과 진경은 그야말로 정신줄 놓은 코믹 부부 케미스트리를 예고한다. 오직 '유미 바라기'이자 철부지 아빠 준호와 집안의 실질적인 권력자 엄마 유미로 분한 이들은 때로는 사랑스럽게, 때로는 화끈하게 사랑을 확인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에 이들의 유별난 사랑이 탄생시킨 철원, 경주, 진해 삼남매로 '너의 결혼식' '국가부도의 날' 드라마 '땐뽀걸즈'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 장성범과 걸그룹 '씨스타' 멤버에서 배우로 변신한 윤보라, 아역 배우 이고은이 열연을 펼쳤다. 이들은 겉으로는 툴툴대지만 마음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츤데레 매력을 선보인다.
특히 동그란 눈이 사랑스러운 이고은의 톡톡 튀는 연기는 숨막히는 귀여움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의 옆집에 이사온 아빠의 여사친 미희 역은 황우슬혜가 맡았다. 예쁜 외모와 감출 수 없는 뛰어난 예술적 감각, 뜻밖의 허당미까지, 도무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 미희로 완벽하게 변신한 황우슬혜는 색다른 매력의 코믹 연기를 펼친다.
여기에 어쩌다 준호의 집안과 엮이게 된 순정남 양사장으로 코믹연기의 장인 정상훈까지 가세해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한다.
시드니 공대 졸업, 사진작가, 단편영화 '시작 그리고 이야기' 연출, 연극 연출까지 독특한 경력으로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김지혜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가족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작품으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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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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