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경찰 출석…쏟아지는 질문에 "죄송하다" 되풀이
부수정 기자
입력 2019.03.14 10:38
수정 2019.03.14 10:40
입력 2019.03.14 10:38
수정 2019.03.14 10:40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
성관계 동영상을 몰래 촬영·유포한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그는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묶고 오전 10시께 서울경찰청에 도착했다.
어두운 표정의 정준영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휴대폰 원본을 제출할 의향이 있냐", "불법 촬영 당시 약물을 사용했느냐", "최근까지도 불법 촬영을 했냐" 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정준영은 "죄송하다"는 말만 여러 차례 반복한 뒤 조사실로 이동했다.
정준영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됐다. 그는 2015년부터 약 10개월간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하고 이를 일대일, 또는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공유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 여성은 1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버닝썬 이사로 재직했던 빅뱅 승리의 성접대 의혹을 조사하던 중 정준영의 혐의를 포착했다.
정준영이 2016년 8월 몰래 카메라 촬영 혐의로 전 여자친구 A씨에게 피소된 뒤 사설복구업체에 자신의 휴대폰 디지털포렌식(디지털기기에 저장된 정보를 복구하는 기술)을 맡기면서 8개월치 카카오톡 대화 수만 건이 유출된 게 발단이었다.
대화 내용에는 승리가 2015년 12월 강남 논현동 클럽 아레나에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지시한 정황과 정준영이 상습적으로 여성들을 몰래 촬영하고 지인들에게 유포한 혐의가 담겨있었다.
프로그램 촬영차 미국 LA에 머물고 있던 정준영은 카카오톡 대화방 일부가 공개된 12일 급히 귀국했다. 이후 13일 새벽 "모든 죄를 인정한다"며 혐의를 시인했다.
정준영은 출연하고 있던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으며, 소속사와의 전속 계약도 해지됐다.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당한 셈이다.
경찰은 성매매 알선 혐의를 받고 있는 승리와 카카오톡 대화방에 함께 있던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 씨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카카오톡에서 정황으로 드러난 해외 투자자 성접대 행위가 실제 있었는지, 성매매 대가로 금전 거래가 이뤄졌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승리, 정준영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 고위 인사가 자신들의 뒤를 봐주는 듯한 대화가 오가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을 상대로 경찰 유착 의혹에 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