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켈리의 기분 전환 “나다운 투구”

김태훈 기자
입력 2019.03.12 00:02
수정 2019.03.12 08:40

11일 세 번째 시범경기 등판서 4이닝 무실점 호투

지난 2경기에서의 부진 털어내..켈리도 투구에 만족

SK 와이번스 출신의 애리조나 켈리가 시범경기 세 번째 등판에서 무실점 호투했다. 켈리 SNS 캡처

메릴 켈리(31·애리조나)가 세 번째 시범경기에서 호투하며 자신감을 충전했다.

켈리는 11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볼파크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신시내티 레즈전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 1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 0.1이닝 3실점, 6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1.2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던 켈리는 이날 4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호투했다. 볼넷 2개 허용했지만 4탈삼진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1회와 4회 볼넷을 내준 것 외에는 위기도 없었다. 2회와 4회는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켈리는 3-0 앞선 5회 홀랜드와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앞선 2경기에서의 부진으로 22.50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은 이날의 호투로 7.50까지 떨어졌다.

두 번째 등판 직후 일본 스포츠 매체 '풀카운트'는 “타고투저 현상이 강한 KBO리그에서 지난해 12승7패(평균자책점 4.09)를 거둔 켈리의 출발이 순조롭지 않다”고 보도했다.

깊은 우려 속에 켈리는 세 번째 등판 만에 켈리다운 투구를 했다.

켈리는 이날 경기 후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두 번의 등판에서 너무 좋지 않았다. 더 나빠질 것도 없을 정도였다”고 부진을 인정하면서 “이날 가장 나다운 투구를 했다. 자신감도 생겼다. 마음의 안정을 취하며 내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애리조나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나와 계약한 애리조나 팀에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너무 생각이 많다보니 지난 경기에서 좋지 않았던 것 같다"며 지난 2경기 부진의 원인도 스스로 진단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단 1경기도 뛰지 않았던 켈리는 한국 KBO리그에서의 활약만으로 좋은 계약 조건의 이끌어냈다. ⓒ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애리조나도 켈리의 호투로 한숨 돌렸다. 애리조나는 이적과 부상으로 구멍이 생긴 선발 로테이션에서 켈리가 든든하게 한 자리를 책임져주길 바라고 있다.

켈리에게 거는 기대는 작지 않다. 애리조나는 켈리가 FA 자격을 취득한 지 불과 사흘 만에 2년 550만 달러를 보장한 계약을 체결했다. 2021,2022년에 걸린 팀 옵션이 실행되면 4년 1450만 달러 규모가 된다. 마이너리그 거부권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단 1경기도 뛰지 않았던 켈리는 한국 KBO리그에서의 활약만으로 이런 계약을 이끌어냈다.

켈리는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서 4시즌 119경기 729.2이닝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 탈삼진 641개를 기록했다. 이 기간 리그 전체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이닝 4위, 다승 5위.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 등판해 1승(평균자책점 2.19)을 올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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