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앞둔 'SKY 캐슬', '도깨비' 넘을까
부수정 기자
입력 2019.01.18 07:00
수정 2019.01.18 09:53
입력 2019.01.18 07:00
수정 2019.01.18 09:53
후반부 들어 시청률 20% 육박
'범인 찾기' 추리 더해져 흥미
후반부 들어 시청률 20% 육박
'범인 찾기' 추리 더해져 흥미
1회 1.727%->16회 19.243%(닐슨코리아 유료 방송 전국 가구 기준).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이 보여준 시청률 상승세다. 첫 방송에서 1%대 시청률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종영을 4회 앞둔 지난 16회에서 19%를 기록했다. 20% 돌파가 머지않았다.
비지상파 채널에서 20%를 돌파한 드라마는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20.509%)다. 'SKY 캐슬'은 이미 JTBC 드라마는 물론 채널 자체 최고 기록은 갈아치웠다. '도깨비'를 넘고 비지상파 채널 최고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을까. 전망은 밝다. 신드롬급 인기가 이를 증명한다.
인간의 민낯 까발려
'SKY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극이다. 드라마는 대한민국 상위 O.1%가 모여 사는 곳에 사는 '캐슬퀸'이 자녀들의 대학입시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짚는다.
'SKY 캐슬' 사모님들은 자식들을 명문대에 보내고 싶어 한다. 그것도 서울의대. 서울의대에 보내려고 거액을 주고 VVIP 입시 코디네이터를 쓴다. 아이들은 명문대를 목표 삼아 쉼 없이 공부한다. 1등을 못 하면 인간 이하 취급을 당하니 공부는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기도 하다.
부모들에게 삶의 최우선 가치는 공부와 명문대다. 성공 역시 명문대에 가야만 보장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생각은 다르다. 공부를 정말 원해서 하는 이는 드물다.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들여다보면 결국 부모 욕심, 지위 때문이다. 명문대 아이를 둔 부모가 되고 싶어 하는 욕망, 의사 가문을 이으려는 욕심 등이 그렇다.
주인공 한서진(염정아)은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을 드러내는 대표적 인물이다. 불우하게 자란 그는 시댁에게 인정받으려 딸 예서(김혜윤)를 서울의대에 보내려 한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선 소름이 끼칠 정도다. 부모들의 일그러진 욕망을 건드리는 김주영(김서형)이 개입하면서 'SKY 캐슬'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 과정에서 'SKY 캐슬'은 인간의 추악하고 부끄러운 민낯을 까발린다. 스스로 고고하고, 남들과 다르다고 자부하는 'SKY 캐슬' 주민들은 서로 개싸움을 벌이며 밑바닥을 드러내니, 보는 입장에선 혀를 끌끌 차게 된다. 드라마는 이들이 추악한 모습을 끄집어내며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궁극적으로는 과연 행복과 성공이란 무엇인지도 생각하게끔 한다.
'남편 찾기'보다 더한 '범인 찾기'
자, 이젠 범인 찾기다. '응답하라' 시즌에서 선보인 '남편 찾기'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과연 혜나(김보라)를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김주영의 실체는 무엇이며, 그는 왜 아이들을 자살하게 만드는가. 예서는 서울의대에 들어갈까. 인간의 추악한 면면을 보여준 한서진의 최후는 어떨까.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유현미 작가는 이 모든 미스터리를 탄탄한 취재를 바탕으로 엮어냈다. 유 작가가 결말을 어떻게 맺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지금까지 방송을 보노라면 혜나를 죽인 유력 용의자는 김주영이다. 혜나가 추락하기 전 김주영을 찾아갔고, 그를 도발했다. 김주영은 우주(강찬희)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남은 건 진짜 범인이다. 김주영이 범인이라는 증거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만약 김주영이 범인이라면 어떻게 혜나를 살해했는지도 나와야 한다.
'탄산 수임', '빛수임'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수임(이태란)의 활약도 기대된다. 김주영에게 온전히 의지하는 예서가 뒤늦게 각성할지도 시청자들이 바라는 부분이다.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 탓에 온라인에는 스포일러가 떠다니기도 했다. 방송이 끝난 직후에는 스포일러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17회 대본은 방송 전에 유출돼 제작진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볼수록 감탄하는 명연기 퍼레이드
탄탄한 이야기는 염정아, 김서형, 윤세아, 이태란, 오나라 등 명배우들을 만나 살아 숨 쉰다. 염정아와 김서형은 신들린 연기력으로 브라운관을 씹어 먹는다. 특히 염정아는 시시각각 변하는 인간의 다채로운 얼굴을 표현한다. 그야말로 무서운 연기력이다. 얼굴이 확 변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소름이 돋는다.
'김주영 쌤' 김서형은 이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다. 그는 존재감만으로도 주변을 압도한다. 푼수 진진희를 연기하는 오나라, 사랑스러운 엄마 노승혜, 믿음직스러운 이태란 등 40대 여배우들이 반짝반짝 빛난다.
드라마를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별명과 유행어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서진은 본명을 따 '곽먕'으로, 진진희를 '찐찐'으로, 노승혜를 '갓승혜', '빛승혜'로, 이수임을 '탄산수임', '퀸수임'으로 부르는 것이 대표적이다.
유행어도 많다. 선생님을 한서진의 발음대로 부르는 '쓰앵님', 한서진이 무섭게 뱉는 '아갈머리를 찢어버릴라', 사모님 중 밝음을 맡는 진진희의 '어마마', '마이 베이비', 김주영의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습니다' 체 말투가 꼽힌다.
배우들은 연기란 무엇인지, 연기 보는 재미란 무엇인지 이 드라마를 통해 보여줬다. 아쉽다. 이들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시간도 이제 4회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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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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