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 연봉 박항서 감독, 두둑한 보너스로 보상

김태훈 기자
입력 2018.12.16 15:55
수정 2018.12.16 17:25

스즈키컵 우승에 베트남 축구협회-기업들 보너스 쾌척

전폭적 지지와 함께 연봉 버금가는 규모의 액수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 ⓒ 게티이미지

10년 만에 베트남 축구의 숙원이었던 ‘스즈키컵 우승’을 이끈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는 물론 두둑한 보너스도 챙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5일(한국시각) 베트남 하노이 마이딘 스타디움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1-0 승리했다. 킥오프 6분 만에 터진 응우옌아인득의 선제골을 지킨 베트남은 2008년 우승 이후 10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했다.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로 우승의 감격을 표현한 박항서 감독은 선수들과 코치진과 얼싸안고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베트남 국기를 두른 선수들 사이에서 태극기도 눈에 띄었다. 4만 여 관중들 사이 곳곳에서도 태극기가 펄럭였다. 귀빈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푹 총리는 시상자로 나서 박항서 감독에게 메달을 건넨 뒤 엄지를 치켜들었다.

결승 2차전을 앞두고 거의 매일 밤 지쳐 쓰러져 잠에 들었다는 박항서 감독이 일군 성과를 ‘매직’이라고 한정하기도 모호하다. 다채로운 미담이 담긴 ‘파파 리더십’과 함께 신들린 듯한 용병술, 탄탄한 수비와 위력적인 역습의 전술을 가다듬고 또 가다듬었던 박항서 감독의 열정과 노력이 기적을 쏘아올린 것이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1년 만에 일군 성과는 현지에서도 기적으로 평가한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지휘봉(~2020년 1월)을 잡은 박 감독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에 이어 스즈키컵 우승이라는 기념비적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사령탑을 맡아 약 1년 만인 지난달 베트남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100위 이내(베트남 100위)로 올려놓으며 약속을 지켰다. 베트남이 100위권에 진입한 것은 7년 만이다.


박항서호는 ‘2019 아시안컵’을 앞두고 북한, 필리핀과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 연합뉴스

베트남 축구의 전성시대를 열어젖힌 박항서 감독은 국민적인 영웅으로 등극하면서 부도 누리게 됐다. 올해 축구팬들은 “박항서 감독은 굵직한 성과에도 주변국들 감독에 비해 너무 박한 연봉(약 3억)을 받는다”며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박항서 감독은 “연봉은 이미 계약이 되어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스즈키컵 우승으로 상금 30만 달러를 챙긴 베트남 축구협회는 박항서 감독에게 10만 3000달러(약 1억 2000만원)의 추가 보너스를 지급한다. 결승 진출로 4만 3000달러(약 5000만원)를 받은 박항서 감독은 스폰서 업체로부터 1만 3000달러(약 1,500만원)의 보너스도 받았다.

베트남 기업들도 박항서 감독에게 보너스를 약속했다. 베트남 자동차 그룹인 타코는 스즈키컵 정상에 오른 박항서 감독에게 5만 달러(약 600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박 감독은 대표팀에서 받는 상금 이외에 보너스만 10만 달러 이상 받게 될 전망이다.

집 3채(하노이 2채, 다낭 1채)를 제공받았다는 보도도 있지만, 연봉만 놓고 봤을 때 상대적으로 박한 연봉을 받아왔던 박항서 감독은 연봉에 버금가는 보너스로 보상을 받게 됐다. 주변국 감독들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금액이지만 “지도자 생활 중 최고의 날”이라며 스즈키컵 우승에 감격했던 박항서 감독에게 지금 당장은 부 이상의 명예를 얻은 것이 더 큰 보상일 수 있다.

한편, 스즈키컵 일정을 마친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는 20일 소집될 예정이다. 박항서호는 ‘2019 아시안컵’을 앞두고 북한, 필리핀과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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