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감무소식 FA 계약, 진정성 부족한가

김윤일 기자
입력 2018.11.26 00:05
수정 2018.11.25 21:13

진정성=드러나지 않은 돈, 즉 플러스 옵션

최대어 양의지, 최정 '진정성' 언급할까

최대어 양의지에게 '진정성'을 보일 구단은 어디일까. ⓒ 연합뉴스

2019 KBO리그 FA 시장이 열린지 5일이 넘었음에도 아직도 계약 소식이 감감무소식이다.

이번에 FA 신청을 한 선수는 모두 15명으로 신규 10명, 재자격 4명, 그리고 자격유지 1명이다.

최대어로 포수 양의지와 3루수 최정이 분류되고 있으며 이재원과 김민성 등 쏠쏠한 자원들도 있다. 적지 않은 나이로 FA 재자격을 얻은 박용택과 윤성환이 어떤 계약을 따낼지도 관심사이며, 지난해 재수를 택한 이용규의 행보도 야구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예년과 다른 점이라면 첫 계약자의 등장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대어급들은 초반에 계약하는 경우가 드문데 이는 어느 정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준척급의 계약이더라도 일단 성사가 되면 각 구단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어느 구단이 진정성 있게 다가갈지도 관심도 높아지는 부분이다.

FA 대박을 터뜨린 선수는 물론이고 많은 선수들이 계약 체결 후 소감으로 “미래 가치를 인정해주고 진심으로 다가온 구단의 진정성을 느꼈다”라고 이구동성 입을 모은다. 특히 원소속팀의 제의를 뿌리치고 이적한 선수라면 ‘진정성’을 특히 더 강조한다.

뜻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진정(眞情)’이란 '참되고 애틋한 정이나 마음'을 뜻하며 여기에 성질의 의미가 담긴 ‘-성(性)’이 붙어 만들어진 말이다. 돈에 의해 선수가 오가는 냉정한 FA 시장에서 얼핏 와 닿지 않는 말이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꼭 ‘진정성’을 힘주어 말한다.

이적 FA 역대 최고액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계약의 속사정을 알면 어느 정도 진정성의 숨은 의미를 알 수 있다.

지난해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강민호는 80억 원의 두 번째 대박을 쳤다. 당시 롯데의 제시액수는 삼성과 같았던 80억 원. 2014년 SK로부터 70억 원 제의를 받았던 정근우 역시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같은 액수를 받았다. 심지어 2015년 장원준은 롯데의 88억 원 제의를 뿌리치고 84억 원에 두산을 택했다. 이들 모두 ‘진정성’을 언급하며 이적한 FA들이다.

그렇다면 원소속 구단들은 ‘진정성’ 있게 다가가지 않을 걸까. 결국 ‘진정성’의 속뜻은 바로 ‘돈’이며 그 중에서도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옵션들로 풀이가 가능하다. 달성하기 쉬운 플러스 옵션은 물론 구단이 세금을 대납하는 경우 모두 진정성에 해당된다.

다만 올 시즌부터 진정성이 오갈지 의문이다. KBO는 구단과 선수 간 계약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면계약을 금지하고, 계약금과 연봉에 해당되지 않는 특약을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즉, 진정성의 실체를 공개하라는 뜻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