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돌풍에 고민 커지는 軍…병역특례 묘책 마련할까
이배운 기자
입력 2018.10.16 00:00
수정 2018.10.16 09:51
입력 2018.10.16 00:00
수정 2018.10.16 09:51
'국위선양' 기여 공감대 확산…현역병 입대시 후폭풍 거셀듯
국위선양 평가기준 마련, 형평성 논란해소 숙제…軍 "TF 꾸려 제도개선 검토"
'국위선양' 기여 공감대 확산…현역병 입대시 후폭풍 거셀듯
국위선양 평가기준 마련, 형평성 논란해소 숙제…軍 "TF 꾸려 제도개선 검토"
7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한류역사상 유례없는 돌풍을 이어가면서 군 당국은 내심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방탄소년단이 '국위선양'에 기여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그룹의 병역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세계 16개국 순회공연에 돌입한 방탄소년단은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나가며 글로벌 대세론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각) 뉴욕 시티 필드 경기장 공연은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4만 석이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꼽히는 뉴욕에서 이같은 기록은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또 방탄소년단은 지난 14일 한국 프랑스 문화교류행사의 일환인 '한국 음악의 울림-한불 우정의 콘서트'에 참석해 피날레 공연을 장식했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직접 공연을 관람한 뒤, 멤버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지면서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말 유엔총회에 초청받아 우리 가수로는 처음으로 연설문을 낭독하면서 외교 분야에서의 활약을 본격화했다. 이어 정부는 지난 8일 "방탄소년단은 한류 확산 뿐만 아니라 한글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기로 의결했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의 위상이 커질수록 멤버들이 향후 현역병으로 입대할 시 그에 대한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멤버 중 맏형인 진(26·김석진)은 1992년생으로 입영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직전이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국제 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자, 국내 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등은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만 받고 사회에 나와 특기분야에서 34개월 종사하면 군복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방탄소년단 멤버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병역면제 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현역병과 동일한 병역 의무를 수행하게 될 경우, 경직된 병역 시스템으로 인해 오히려 국익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의 장기적인 활동을 보장하면 국가홍보대사 역할을 하며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지만 이같은 기회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다른 한편에서는 국부 창출이 병역의 의무를 면제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의 활동은 본질적으로 '공익'이 아닌 '사익'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의무와 대체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여론이 내세우는 '국위선양'의 기준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예술인·체육인과의 형평성 논란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일부 선수의 불합리한 병역특례 논란까지 맞물리면서 병무청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일 예술인·체육요원 병역특례제 관련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제도 개선 검토에 나섰다. TF가 개선안을 마련하면 국방부가 병역법 개정안 등으로 법제화한다는 계획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현 예술·체육인 병역 특례제도 관련해 TF가 관계 부처들과 개선방안 논의에 들어갔다"며 "방탄소년단 등 특정한 인물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향후에 공청회를 개최해 대국민 소통과정을 거칠 계획"이라며 "연구용역 발주 등 전문적인 절차까지 진행해 신중하게 제도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