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캡틴' 구자철, 기성용·손흥민과 함께
이근승 객원기자
입력 2018.06.13 19:11
수정 2018.06.13 19:11
입력 2018.06.13 19:11
수정 2018.06.13 19:11
러시아월드컵 중책 떠안은 기성용-손흥민 짐 나눠 들어야
결전의 날을 코앞에 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스트리아에서 가진 전지훈련에서 분위기 반전을 다짐했지만 실패했다. 2군이나 다름없었던 볼리비아에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강호’ 세네갈과 최종 평가전(비공개)에서는 0-2 완패했다.
누구보다 캡틴 기성용과 에이스 손흥민의 어깨가 무겁다. 이들은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 기성용은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의 주역으로 2012 런던올림픽과 2014 브라질월드컵 등을 거쳤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등 오랜 유럽 생활은 그가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선수란 것을 증명한다.
에이스 손흥민은 기성용의 뒤를 이을 캡틴으로 손꼽힌다. 독일 분데스리가 샛별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올 시즌에는 EPL 득점랭킹 10위에도 올랐다. 그간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데는 ‘손흥민 존재’가 있다.
기성용과 손흥민에게만 의지할 수는 없다. 축구는 11명이 하나가 될 때 승리를 따낼 수 있는 스포츠다. 이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줄 수 있는 ‘도우미’가 필요하다. 기성용과 손흥민이 본선에서도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을 줄이지 못한다면, 대표팀은 평가전에서 보인 모습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표팀 전 ‘캡틴’ 구자철이 나서야 한다. 구자철은 2011 카타르 아시안컵 득점왕에 올랐고, 사상 첫 올림픽 메달(동) 획득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는 캡틴으로 나서 팀 중심을 잡았다.
구자철은 빼어난 리더십을 갖췄을 뿐 아니라 실력과 경험을 두루 겸비했다.
2011년 1월부터 독일 무대를 누비고 있다. 2015-16시즌에는 27경기(선발 24) 8골 1도움을 기록하며 정상급 공격형 미드필더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올 시즌에는 28경기(선발 23) 2골에 그쳤지만, 수비형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로 멀티 능력을 자랑했다.
구자철의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은 낙관하기 어려웠다. 이재성과 권창훈 등 신태용 축구의 중심에 선 샛별들의 등장에 입지가 빠르게 줄었다. 부상까지 찾아들며 남들보다 일찍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국내에서 몸을 만들며 월드컵 본선을 준비했지만 이전과 같은 확신은 없었다.
신태용 감독은 구자철을 외면하지 않았다. 실력뿐 아니라 그가 가진 풍부한 경험에 높은 점수를 줬다. 미드필더 전 지역을 소화할 수 있고, 최전방 공격수로도 나설 수 있는 다재다능함은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서 힘이 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구자철 차례다. 구자철은 신태용 감독이 준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 기성용과 손흥민 못지않은 경험을 앞세워 침체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라운드에선 강철 체력을 앞세운 압박, 안정적인 볼 키핑과 날카로운 패스, 수비의 허를 찌르는 침투와 결정력 등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야 한다.
구자철이 기성용과 손흥민이 지고 있는 부담의 무게를 줄여주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다면, 대표팀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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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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