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 승부수 띄운 안철수…짧지만 굵은 8년 정치史

이동우 기자
입력 2018.04.02 14:00
수정 2018.04.02 14:56

서울시장·대권 2번 양보 후 2013년 원내 입성

4·13총선 국민의당 녹색돌풍, 安 화려한 부활

위기에서 바른미래당 창당…6·13 최대 변곡점

서울시장·대권 2번 양보 후 2013년 원내 입성
4·13총선 국민의당 녹색돌풍, 安 화려한 부활
위기에서 바른미래당 창당…6·13 최대 변곡점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위기에서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오는 6월 서울시장 선거를 승부처로 삼았다. 그는 위기마다 신당 창당과 합당, 선거를 통해 정계개편을 시도했다. 이번 서울시장 출마는 바른미래당의 존폐가 달린 문제이자 사실상 그의 대권 가능성을 결정하는 무대다. 정치인 안철수의 최대 변곡점이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2011년 안철수 신드롬에서 서울시장 양보까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틀 남긴 2011년 10월24일 서울 안국동 박원순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진 사퇴하면서 보궐선거가 진행됐다. 구태 정치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은 당시 ‘토크콘서트’로 주목받고 있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에 대한 기대가 치솟았다.

그의 서울시장 선거 지지율은 50%대에 육박했다. 하지만 5% 지지율의 시민운동가 출신 박원순 후보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박 후보는 당시 안 교수의 불출마로 무리 없이 당선됐다. 그의 불출마는 사그라들기는커녕 곧 ‘안철수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2012년 문재인에 양보 그리고 미국행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후보직 사퇴를 밝히며 감정을 다스리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풍의 정점에 섰던 그는 2012년 대권에 도전했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안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시 정권교체를 꿈꾼 안 후보는 선거(12월19일)를 얼마남겨두지 않고 조건없는 양보에 합의했다. 대선결과는 문재인 후보의 패배로 끝났다. 선거 직후 안 후보는 미국행을 택한다. 두 번의 양보는 그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일부 사그라드는 계기가 됐다. 정치권에선 그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3년 원내입성, 2014년 새정치 실험 본격화

2014년 3월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창당발기인 대회 ⓒ데일리안

2013년 4월 그는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안 의원은 곧 지방선거를 위해 안철수 신당인 새정치연합 창당을 준비했다. 하지만 후보 영입 부진으로 민주당과 합당했다. 당시 지방선거에서 선방한 새정치민주연합은 같은 해 7월 재보궐선거에서 권은희 전략공천 논란과 함께 참패했다. 안 위원장은 2015년 12월 제3세력 중도정당을 만들기 위해 탈당을 선언한다.

2016년 국민의당 창당과 녹색돌풍…安의 부활

2016년 2월2일 대전시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대회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016년 2월 중도개혁을 표방한 국민의당이 창당된다. 안철수·천정배 두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주승용 의원을 원내대표로 하는 초대 지도부가 탄생했다. 같은 해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호남 23석과 서울 2석에다 비례대표 13석을 더해 총 38석을 확보해 단기간에 제3당의 입지를 구축했다. 정치권은 ‘녹색돌풍’이라고 불렀다. 당시 안 공동대표는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고, 대권 후보로 화려하게 복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 대선 패배

지난해 4월4일 국민의당 19대 대통령 후보자로 선출된 안철수.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그는 2017년 4월4일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당시 안 전 대표는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충남·충북·세종 경선에서 손학규 의장과 박주선 국회부의장을 압도적인 표차로 꺾고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하지만 5월 대선에서 21.41%의 득표율로 3위에 머물렀다. 안 전 대표는 대선 패배 후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갖을 것”이라고 했다.

2018년 바른정당과 통합…지지율 반등 미흡

안철수 통합추진위 대표와 바른미래당 유승민·박주선 공동대표, 김동철 원내대표가 2월13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당 대표에 복귀한 그는 지난 1월18일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국회에서 통합선언을 발표했다. 유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힘을 합쳐 더 나은 세상, 희망의 미래를 열어가는 통합개혁신당(가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합과정에서 보인 국민의당 내홍으로 결국 호남의원들이 민주평화당을 창당하며 분당했다. 설상가상으로 신당인 바른미래당은 창당 후 한 자릿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의 지방선거 차출론이 등장한 가장 큰 배경이다.

4일 安 서울시장 출마 선언…보수재편 중심서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전 당원투표를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오는 4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박영선·우상호 의원이 있다. 자유한국당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 카드가 유력하다. 3파전이 예상된다.

그런가 하면 한국당과 암묵적 연대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당선이 유력한 지역의 야권 후보를 서로 밀어줘 보수재편을 시도하자는 의미다.

안 위원장은 암묵적 연대 가능성에 반대하지만 사실상 한국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거나 구색 맞추기 후보를 낸다면 당내 연대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을 중심으로 야권연대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그가 선거에 패배할 경우 차기 대권 가도에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이동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