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반도프스키 버금간 손흥민, 월드클래스 입증

한국 축구대표팀이 유럽의 강호 폴란드(피파랭킹 6위)의 벽을 넘지 못하며 아쉽게 패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각) 폴란드 호주프의 실레시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2-3 무릎을 꿇었다.

대표팀은 전반에만 2골을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풀어갔다. 특히 전반 32분에는 잔뜩 경계한 월드클래스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에게 헤딩골을 허용, 상대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을 막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도 가만히 패배를 지켜보지 않았다. 폴란드는 후반 들어 매서운 공격 대신 수비벽을 단단히 하며 체력을 아끼는 쪽을 선택했고 이는 한국에 기회로 작용했다.

후반 41분 이창민(제주)이 벼락같은 중거리 슛으로 만회골을 터뜨린 뒤 1분 뒤에는 왼쪽 측면을 무너뜨린 박주호가 기가 막힌 패스를 내줬고 이를 황희찬이 마무리하며 끝내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이에 정신이 번쩍 든 폴란드는 전열을 재정비했고 후반 추가 시간 지엘린스키가 환상적인 궤적을 그린 중거리슛으로 다시 한 번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양 팀서 가장 주목 받은 선수들은 역시나 주포 손흥민과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다.

특히 레반도프스키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수임을 이번 한국전에서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날 레반도프스키는 고작 45분만을 소화한 뒤 교체 아웃됐지만 그라운드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한국 수비수들에게 커다란 위협이 됐다.

최전방에 위치한 레반도프스키는 간결하면서 날카로운 움직임을 수차례 선보였다. 그를 막기 위해 한국 수비수들은 다소 거친 몸싸움도 불사했지만 그때마다 빈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오프 더 볼’ 상황에서의 움직임이 발군이었다.

폴란드에 레반도프스키가 있다면 한국에는 손흥민이 해결사였다. 이날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직접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플레이메이킹 역할까지 도맡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무엇보다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면 폴란드 수비수 2~3명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잔뜩 경계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여기에 주눅 들 손흥민이 아니었고 후반 41분 이창민의 골을 도우며 월드클래스에 이제 막 진입한 자신에 대한 평가를 입증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