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반발'을 '해프닝'으로... 박정호 SKT 사장의 주주 소통

이호연 기자
입력 2018.03.21 13:06
수정 2018.03.21 13:09

제 34기 정기주총...소액주주 발언으로 2시간 동안 진행

사내 및 사외이사 신규 선임,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 및 현금배당 확정

"중간 지주회사 전환 고심" "ADT 인수 건 밀당 중"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1일 열린 제 3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 SKT

제 34기 정기주총...소액주주 발언으로 2시간 동안 진행
사내 및 사외이사 신규 선임,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 및 현금배당 확정
"중간 지주회사 전환 고심" "ADT 인수 건 밀당 중"


SK텔레콤이 2시간이 넘는 우여곡절 끝에 주총을 마무리했다. 예상치 못한 난관에 사측은 당황을 했으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원활한 진행으로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일부 주주들의 반발을 가라앉힌 박정호 사장의 소통 능력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는 현장이었다.

SK텔레콤은 21일 제34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은 업계 최초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주총이었다. 업계는 SK텔레콤의 안건들이 민감하지 않기 때문에 과거처럼 20여분만에 무난히 끝날것으로 예상을 했었다. 그러나 9시 7분에 시작한 주총은 소액 주주들의 발언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11시 5분께 종료했다.

눈길을 끈 것은 박정호 사장의 주주들을 대하는 자세였다. 이날 소액 주주들은 ▲전자투표제에 따른 절차 공정성 ▲배당 성향 ▲감사보고서의 허술함 등을 지적하며 날을 세웠다. 매 안건 마다 나이가 지긋한 소액주주들의 의견 발언이 이어지며 회의가 더디게 진행됐다.

박 사장은 전문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주주들에게는 발언권을 위임한 법률 자문 변호사를 대신해 법적인 문제가 없음을 정확히 밝히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수정하겠다며 시종일관 경청했다.

박 사장은 일부 고위 경영진들에게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을 받자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에 대해서 스톡옵션이 부여되야 한다는 사회적 정의가 실현되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경영진 중 일부는 이를 고사하기도 했지만, 이같은 제도를 정착시켜 나가 아래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까지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는 그런 과정이라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설명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서성원 MNO 사업부장, 이상호 서비스 플랫폼사업부장, 유영상 코퍼레이트센터장 등의 핵심 경영진에게 총 5707주의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건을 안건으로 내놓았고,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밖에 SK텔레콤은 유영상 사내이사와 윤영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신규 선임했다. 또한 연결 기준 연간 매출 17조 5200억원, 영업이익 1조 5366억원, 당기순이익 2조 6576억원의 2017년 재무제표를 승인하고, 지난해 8월 지급한 중간배당금 1000원을 포함해 주당 1만원의 현금배당을 확정했다.

박 사장은 “내년에는 주주총회의 허술함 등을 보완해서 형식적인 주총이 아닌 달라진 주총을 볼 수 있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총이 끝난 이후에도 발언을 이어간 소액주주들을 찾아가 악수를 하는 등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한편 박 사장은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SK텔레콤의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SK텔레콤 중간 지주사 전환 여부나 시기는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고심중에 있다”며 “인력 구조조정 얘기도 나오는데, 이같은 방식으로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에 불거진 ADT 인수건 관련 “ADT는 몸값을 높이기 위해 우리는 저렴한 가격에 사기 위해 밀당 중”이라며 인수 의사를 적극 표출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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