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질책 당한 김상조, 5대그룹 총수에 무슨 얘기할까?
박영국 기자
입력 2017.11.01 09:59
수정 2017.11.01 10:00
입력 2017.11.01 09:59
수정 2017.11.01 10:00
지배구조 개편·일감 몰아주기 관련, 첫 회동보다 강도 높은 요구 예상
지배구조 개편·일감 몰아주기 관련, 첫 회동보다 강도 높은 요구 예상
5대 그룹이 2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회동을 앞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6월 첫 회동 때는 ‘자발적 변화’를 요구하는 선에서 그쳤지만 이번엔 시간이 흐른 데다, 국정감사에서 재벌개혁 의지를 다진 상태라 좀 더 강한 압박이 있을 것으로 기업들은 우려하고 있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는 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그룹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는다. 지난 1차 회동에서 만난 4대 그룹에 롯데그룹을 추가한 구성이다.
이번 회동에는 1차 회동 때 참석한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 사장,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이 참석한다. 새로 추가된 롯데그룹에서는 황각규 부회장이 합류한다.
삼성의 경우 1차 참석자였던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퇴한 상황이라 아직 참석자를 확정하지 못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2차 회동은 1차 때와는 분위기가 크게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4대그룹과의 만남에서 “재벌개혁을 결코 서두르거나 독단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기업인들과 신중하고 충실히 논의하겠다”면서 “기업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기다리고, 그 과정에서 충분히 대화하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후 4개월여가 지난 상황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편 및 일감몰아주기 등과 관련해 가시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인 사례가 없어 김 위원장이 공정위의 실력행사를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공정위는 기업집단국 신설 등 조직개편을 끝냈다. 올 초부터 진행한 45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실태조사도 마치고, 일부 대기업은 이미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국정감사가 막 마무리된 상황이라 압박의 강도가 더욱 심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국회서 열린 정무위원회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와 부당지원 행위를 집중 감시하고 있다”면서 “재벌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를 차단하는 데 조직의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존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최근의 변칙적 일감 몰아주기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지적에 “공정위 규제수단이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답하며 새로운 행태의 일감 몰아주기를 제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주로 여당과 진보야당 의원들로부터 재벌개혁 속도가 미진하다는 질책이 잇따랐고, 김 위원장도 본격적으로 제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 5대그룹과의 회동에서 구체적인 재벌개혁의 방향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국감 내용을 보면 여당과 진보야당 의원들이 김 위원장의 재벌개혁 의지에 불을 붙여 준 것 같다”면서 “이번 회동에서는 아무래도 1차 회동 때보다는 지배구조 개편과 일감 몰아주기 등과 관련해 좀 더 강도 높은 요구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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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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