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효성 방통위원장, "여자들 주변 사람과 자기 자랑만"...성차별 발언 물의
이배운 기자
입력 2017.09.14 16:55
수정 2017.09.14 17:18
입력 2017.09.14 16:55
수정 2017.09.14 17:18
13일 전 직원 대상 '소통' 주제 강연
여성에 대한 강한편견 드러내 눈쌀
여성에 대한 강한편견 드러내 눈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위원회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직문화 강연에서 남녀차별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방통위 대회의실에서 '소통의 지혜: 슬기로운 소통을 위한 성찰'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 날 강연초반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 위원장이 남녀차별적 발언을 한 것은 강연 후반이었다.
그는 “남자는 외부 업무적이고 여자들은 주로 집에서 집안일을 하거나 노인 분들을 모시느라 기억력이 좋다”며 “그래서 남자와 여자가 말싸움을 할 때 남자가 항상 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지만 남녀의 역할을 고정관념화시켜 다분히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 요소가 담긴 발언이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여자들은 옛날일을 들이대며 ‘당신은 나한테 관심이 없는 거야’라고 끄집어내기도 한다"라며 "제 처가 그렇다는게 아니고 옛날일을 들춰내는게 좋지 않다"고 말했다. 개인마다 다른 성향일 수 있는 것을 모든 여자가 그렇다는 식으로 여자들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드러낸 것이다.
이 위원장의 남녀차별적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됐다. 그는 “남자들은 수다 주제로 트럼프나 시진핑, 김정은 이런 얘기를 하고 여자들은 요즘 어디가 아파트값이 올랐나, 주변 사람들, 자기 자랑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자신의 고정관념으로 남자와 여자를 일반화시키도 했다.
이같은 이 위원장의 언행은 남자와 여자간 소통을 강조하기 위한 강연 주제를 위해 나온 것을 감안하더라도 신중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같은 성차별적 발언이 사석이 아닌,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뤄진 '소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이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하얀 머리가 좋다"는 예상치 못한 발언으로 성희롱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위 공직자라면 더욱 입을 무겁게 할 필요가 있었다는 얘기다.
방통위 대변인실은 이 위원장의 강연 중 발언에 대해 “이 위원장이 강연 분위기를 띄우려는 목적이 있었고 평소 주례를 자주 서다보니 남녀를 주제로 한 농담을 한 것”이라며 “방통위 내부적으로는 아무런 이의가 제기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은 옹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직원 대상 강연에서 농담이라고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면서 "평소 남녀를 대하는 이 위원장의 가부장적 관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지난 7월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 당시 개포동 아파트 투기성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해 "운이 좋았다"고 엉뚱하게 답변하는가 하면, 이명박 정부 시절 광우병 보도에 대해 "완전히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는 애매모호한 답변 태도로 자격 요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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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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