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대권의지, '개헌론' '제3지대 연대' 동시 물 건너가나

한장희 기자
입력 2017.03.16 16:04
수정 2017.03.16 16:18

원내 1당·일부 대선주자, '대선일 개헌 국민투표' 부정적

"김종인, 대권욕 버려야 개헌 및 연대 가능성 열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탈당계를 제출하고 공식 탈당한 지난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의 탈당 기자 간담회를 하며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선일에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함께 치르는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개헌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원내교섭단체 3당이 뭉쳤지만, 개헌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것은 물론 유력 대선주자들도 점차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겨루기 위해 제3지대에서 개헌을 매개로 뜻을 함께하는 대선주자들과 함께 세(勢)규합을 하려 했던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구상도 뜻대로 풀리지 않는 분위기다.

16일 정치권에서는 전날 원내 3당이 합의한 대선일 개헌 국민투표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개월째 지지율 선두를 지키고 있는 문 전 대표가 대선 이후 내년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하자는 입장을 일관되게 가지고 있는 데다가 의석수 121석으로 원내 1당인 민주당도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전날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원내 3당 원내대표들과 국회 개헌특위 3당 간사들은 전날 국회에서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5월 9일 대선과 함께 실시키로 합의했다.

3당의 총 의석수는 165석으로 발의에 필요한 재적의원 과반(150석) 확보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개헌안을 가결시키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인 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즉 민주당 내 의원 중 개헌안에 찬성파가 35명 이상 나와야 개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내 개헌파(비문재인계)의원들 대다수도 대선과 함께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런 문제 때문에 3당 의원 중에서도 다수가 대선 전 개헌의 현실화 가능성에 의문을 갖는 의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국민들의 공론화과정을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 (내년)지방선거 때 함께 국민투표를 부치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원내 3당 합의에 이견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탈당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을 탈당해 개헌으로 제3지대를 구축하려는 김종인 전 대표에게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대표가 탈당 이후 광폭행보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들의 대선주자나 당 지도부를 만나 개헌을 매개로 뭉쳐 문 전 대표와 경쟁구도를 만들려 하지만 결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무게를 두고 있어, 대선주자들과의 회동에서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채 결실을 맺지 못한다는 것이다. ‘킹메이커’로 기대됐던 김 전 대표가 ‘킹’에 도전하겠다는 뜻이다.

김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표를 위기에서 구하고 각각 '대통령'과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김 전 대표가 주창하던 경제민주화는 헌신짝처럼 내버렸고, 이제 직접 나서서 완성하겠다는 것이 김 전 대표의 대권의지 배경이라는 것이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이 임기 3년의 개헌 대통령으로 개헌과 경제민주화 등을 마무리 짓고 2020년 총선과 대선을 같은 해에 치러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김 전 대표가 백지상태에서 연대 이야기 나와도 쉽지 않은 상태인데 대권에 대한 욕심을 갖고 합종연횡을 바란다면 어느 누가 함께하겠는가”라며 “현재 선거일이 발표되고, 각 당의 경선이 본격화하고 있어 개헌론에 대한 힘이 빠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한장희 기자 (jhyk77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한장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