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유승민, 동반탈당…'분당행' 열차 시동 거나

이충재 기자
입력 2016.12.20 18:56
수정 2016.12.21 08:29

"유승민 비대위원장 제안 거부로 결단…탈당 돌입키로"

"겨울에 나가면 춥다"…탈당 규모 예상밖 소규모 전망도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탈당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행에 적극적으로 돌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새누리당발 '분당행' 열차가 시동을 걸었다. 새누리당 비주류계 핵심 중진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20일 회동하고 동반 탈당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만나 친박(친박근혜)계에 당 개혁 의지가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오는 21일 오전으로 예정된 비박계 의원 모임에서 논의를 거쳐 집단 탈당을 결의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복수의 당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또한 비주류 진영은 '유승민 비대위원장'이 무산되자 본격적인 탈당 절차에 돌입키로 했다.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 대변인을 맡았던 황영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마지막 요구였던 유승민 비대위원장 제안이 거부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결단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를 수용하지 않으면 분당을 불사하겠다고 최후통첩한 비주류로서는 탈당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 이미 비주류의 마음이 당을 떠난 상황에서 유승민 카드를 탈당의 명분으로 삼았다는 시각도 있다. 애초에 주류 측이 받을 수 없는 카드라는 이유에서다.

'원내 4당' 될까 주목…"탈당규모 예상보다 작을 것" 예상도

일단 비주류 측은 21일 전체회동을 갖고 탈당 결의를 시도할 예정이다. 황 의원은 "내일 오전 긴급 비주류 의원모임을 갖고 탈당작업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자리에선 '탈당 의원 명단 취합'과 '중도파 탈당 의사 타진' 등 구체적인 절차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 규모에 대해선 "20명 이상은 분명히 될 것이고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류 일각에선 "많게는 40여명이 당을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 분당행 열차에 올라탈 의원들의 행렬이 어느 정도일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20명 이상의 의원이 탈당해 새교섭단체가 구성되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에 이어 원내 4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8석을 넘을 경우 국민의당을 넘어 3당 위치를 점하게 된다.

비주류 유의동 의원은 "지금으로 봐선 탈당이 20석은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리가) 되는 분들은 1차에 묶여 나갈 것이고, 안 된다면 2차에 묶여 나가는 식으로 탈당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립지대에 있는 여권 한 인사는 "현재의 여당과 보수는 뭉쳐 있길 좋아한다. 그런 습성이 있다"며 "겨울에 나가면 춥기 때문에 미워도 싫어도 붙어 있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당 규모가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후 유승민, 황영철 등 새누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비주류, 이번주 분당선 올라탈 의원들 '설득작업'

당장 비주류 측은 확실한 탈당파를 가리고, 중립지대에 있는 의원들을 끌어오기 위한 설득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의원은 "탈당을 함께 할 의원들 명단을 취합하고,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던 중도 의원들에게도 뜻을 전달할 것"이라며 "세 규합을 하는데 하루 이틀 정도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선 열차의 기관사 역할인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이날 "나도 마냥 기다릴 수 없다. 이제까지 뜻을 같이 해 온 의원님들과 같이 행동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비주류 진영은 정우택 원내대표에게 '유승민 비대위원장' 인선안을 제안했지만 주류 측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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