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타는 안철수 지지율의 비밀

전형민 기자
입력 2016.09.25 09:23
수정 2016.09.25 09:23

지난 2012년 대선, 2016년 총선 당시 안철수 지지율 공통점은?

"선거 초반 치솟고, 후반으로 갈수록 하락" 이유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지지율 변화엔 특이한 점이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012년 대선, 2016년 총선 당시 안철수 지지율 공통점은?
"선거 초반 치솟고, 후반으로 갈수록 하락" 이유는?


야권의 대권주자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계에 발을 디딘 이래 거의 모든 이슈와 현안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꾸준히 대권주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이한 점은 안철수 전 대표 5년 간의 정치역정에는 큰 줄기를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간 안 전 대표는 자신의 선거에서 선거 전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다가 선거 당일에 가까워서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대선후보 여론조사에 등장한 2012년 8월 여론조사를 보면 안 전 대표는 8월 한 달동안 여권 내 독주에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비대위원장과의 격차를 꾸준히 좁혀나갔다.

8월1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특히 박근혜 전 위원장과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각각 46.3%와 46.1%로 초박빙 승부를 보였다. 특히 야권단일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안 원장이 또 다른 야권 잠룡인 문재인 후보를 15.3%p 차로 크게 앞섰다.

그러나 무슨 영문일까. 약 한 달 뒤인 9월11일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안 원장은 문 후보와의 경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오히려 9.7%p 뒤쳐졌다. 박근혜-안철수 간 양자대결에서도 박 후보 47.3%, 안 후보 44.1%로 조금씩 좁혀졌던 오차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2012년 10월엔 지지율이 20%대 중후반으로 고착화되며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자 대결서 말석으로 내려앉았다. 이달 29~30일 양일간 리서치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안 후보는 25.6%, 문 후보는 26.6%였다. 조사기관 리서치뷰의 안일원 대표는 이와 관련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유권자들이 중장기적으로 여야 합의를 끌어내기 힘든 무소속 대통령에 대한 우려나 불안감이 있다"며 "지금의 표심이 막판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18대 대선을 30일 앞둔 11월19일의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 채 문재인 후보와의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와 완전히 역전된 모양을 보였다. 특히 야권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53%, 안 후보는 37.8%에 그쳐 격차가 15.2%p까지 벌어졌다. 야권의 대선후보라면 반드시 지지를 받아야할 호남에서도 안 후보는 지지율이 정체 혹은 하락세를 보인 반면 문 후보는 34.1%로 올랐다.

결국 안 후보는 비슷한 결과의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약 4일 후인 23일 저녁, 결국 대선후보를 사퇴하고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했다.

지난 4월14일 오전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선거상황판에 당선인 이름표를 붙인후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 같은 양상은 지난 4·13 총선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총선을 3개월여 앞둔 지난 1월 첫째주, 리얼미터의 조사에 의하면 당 지지율과 상관 없이 안 전 대표는 연초 오차범위 안에서 대권주자 선두그룹을 형성하던 문재인·김무성 당시 대표들과 초박빙 승부를 벌였다. 심지어 야권주자를 놓고 다투는 문 대표와는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기도 했다.

같은달 둘째주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도 안 전 대표는 문재인·김무성 당시 대표들과 오차범위내 초박빙을 이어갔다. 심지어 이때는 이희호 여사 녹취 파문, 영입인사 영입취소 등 각종 악재가 겹쳐진 가운데 도출된 결과라 그 의미는 더 컸다.

그러나 같은 기관의 29일 조사에서는 그간의 위상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됐다. 안철수 전 대표는 문재인(26.9%), 반기문(21.5%), 김무성(12.4%), 박원순(10.7%)에 이은 다섯번째에 이름을 올리며 불과 2주전에 비해 8%p 가까이 떨어졌다. 이후로도 총선 직전까지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은 계속 부침을 겪었지만 선두권 경쟁으로 불릴 정도의 활약은 잘 보이지 않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안철수라는 자연인을 '괜찮은 사람이지만 정치인으로서는 믿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대중의 심리가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막상 선거가 다가오면 이 사람의 정치적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되는데, 정치인 안철수에 대해 믿지 못하는 것에 대한 단면"이라면서 "정치인 안철수의 정치력을 대중에 보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교수는 "물론 그간 국회의원으로서 정치를 해왔고, 최근엔 신당을 창당하고 괄목할만한 결과물을 이뤄내는 등 정치적인 성과를 거둔만큼 지난 상황과 비슷한 전개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면서 "그렇지만 과거 정치신인의 신선한 이미지가 그만큼 퇴색한 부분도 고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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