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입 뗀 김무성, 20분간 '경제 살리기' 연설
고수정 기자
입력 2016.03.08 16:55
수정 2016.03.08 16:59
입력 2016.03.08 16:55
수정 2016.03.08 16:59
서울 서대문갑 이성헌 주최 당원행사서 축사
야당 교체·총선 승리 다짐…시종일관 '미소'
"여러분 사랑합니다. 저 요새 말 잘 안하는 거 알죠? 오랫동안 말 안하다가 오늘 처음 말문 열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8일 약 20분간 연설했다. 그동안 공식 회의에서 침묵을 유지해왔던 김 대표의 행보를 볼 때 이례적인 상황이다. 과묵했던 김 대표는 이날 목청껏 소리지르며 4·13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김 대표가 오랜만에 마음껏 본인의 생각을 밝힌 자리는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한 이성헌 전 의원 주최 '새누리당 서대문갑 당원교육 및 전진대회'다. 김 대표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선거운동 자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이 전 의원과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증명하듯 김 대표는 이 전 의원을 향해 '민주화 동지' '친동생'이라고 표현했다.
김 대표는 '친박 실세'로 불리는 최경환 의원과 함께 입장해 제일 먼저 축사했다. 김 대표는 "여러분 사랑한다. 여러분도 이성헌 사랑하느냐. 저도 이성헌 무지무지하게 사랑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왔다"로 운을 뗐다.
그는 "저 요새 말 잘 안 하는거 알죠? 오랫동안 말 안하다가 오늘 처음 말문을 열었다"면서 "그래서 기자들 오기를 원치 않았는데 기자들이 너무 많이 와서 여러분하고 재밌는 얘기하기가 참 어렵다"고 연신 미소를 유지했다.
이어 김 대표는 '경제 살리기'를 주제로 20분간의 발언을 이어나갔다. "대한민국은 경제력으로 세계 10위의 대국이 됐다. 지하자원이 전혀 없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6번째로 수출 많이하는 나라가 됐다"며 "국방력은 세계 7위다. 2차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가 140여 개국인데, 그 중 선진국 진입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것에 자긍심 느껴야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하지만 지금 전세계 경제가 위기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 그나마 박근혜 대통령과 최 의원이 선제적 조치를 잘 해서 우리나라가 이정도로 유지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출율은 줄어들고 있다"며 "그런데도 각종 개혁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데 발목잡는 정당이 어느 정당이냐. 바로 더불어민주당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전세계가 테러 때문에 위기를 느끼고 있는데도 테러방지법 처리에 발목 잡은 정당이 더민주다. 국회의장이 결단(직권상정) 내렸는데 필리버스터를 들고 나와 무려 9일 동안 국회를 마비시킨 정당이 더민주"라면서 "이렇게 무능하고 잘못되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않고 미래를 돌보지 않은 야당을 교체할 때가 됐다고 생각하는 데 어찌 생각하느냐"고 호응을 유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이 '야당 교체' 선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국회선진화법 개정도 강조했다. "망국법인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박 대통령이 하고 싶은 일을 전혀 못하고 있다. 야당이 발목 잡으면 아무 것도 해결이 안 된다"며 "망국법을 없애기 위해서는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수를 훨씬 넘는 압도적인 다수당이 돼야 한다"고 소리쳤다. 과거 목표로 세운 '180석 의석수 확보'에 대해서는 "180석 이야기가 나올랑 말랑 하다가 또 그 말하면 오만하단 소리 들을 것 같아서 얘기 안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이 전 의원을 향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 전 의원은 민주화운동 투신했을 때 만났다. 저와 열심히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최류탄 맞아가며 민주화 운동한 동지, 친동생 같은 사이"라며 "당 대표는 중립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전국 수많은 사람이 와달라해도 일체 안 가다가 오늘 처음 왔다. 이성헌 동지와 가깝기 때문에 온 것 만은 아니다. 이러한 일꾼이 대한민국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분에게 호소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우리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민생과 경제를 반드시 살리겠다"며 "모두가 행복한 선진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책임지겠다는 엄중한 약속을 여러분 앞에서 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긴 연설을 마친 뒤 특유의 '보조개 미소'를 지으며 내려왔다. 참석자들은 모두 '김무성'을 연신 외쳤다.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 최 의원도 김 대표를 향해 "김 대표 요즘 총선 승리 진두지휘하며 정말 애를 많이 쓰고 계시는데 경제 특강을 아주 정말 경제전문가인 저보다 더 잘한다"고 호평했다.
김 대표는 최 의원의 발언 마무리 직후 자리를 떴다. 20여 분간 목이 상하도록 발언했던 것과는 달리 자신의 차에 올라 탈때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