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 앞둔 성현아, '성매매' 굴레 벗을까

비로소 대법원까지 왔고 이제 마지막 판결이 임박했다. ‘성매매 유명 연예인 A 양’으로 마무리 될 수도 있었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해 실명까지 공개하며 법정 다툼을 벌여온 성현아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오는 18일 이뤄지는 것.

사건은 지난 2013년 12월 불거졌다. 검찰이 여자 연예인 스폰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히면서 세간의 관심이 유명 여자 연예인 수십 명에게 집중됐다. 검찰은 수사 대상 여자 연예인의 실명을 비공개로 처리했지만 각종 정보지를 통해 수십 명의 여자 연예인이 언급되는 상황이 불거진 것. 이로 인해 당시 검찰은 수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관련 루머까지 부인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검찰 수사는 마무리됐고 관련 여자 연예인은 모두 성매매 등의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약식기소의 경우 정식재판을 거치치 않고 유죄 판결이 나는 절차로 대부분 벌금형 등 가벼운 처벌을 받는다. 정식재판을 거치지 않는 만큼 실명이 언론에 보도될 가능성도 없다. 여러 유명 여자 연예인이 연루된 것처럼 보였던 데 반해 실제로 검찰이 약식기소한 여성들 가운데 유명 여자 연예인은 단 한명 뿐이었으며 나머지는 신인 내지는 무명 여자 연예인이었다. 그 단 한 명이 바로 ‘유명 여자 연예인 A 양’ 이었다.

그렇지만 유명 여자 연예인 A 양은 약식기소를 거부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피고인이 약식기소를 받아들일 경우 유죄가 확정되는 데 반해 정식 재판을 청구할 경우 재판을 통해 유무죄가 결정된다. A 양은 정식 재판을 통해 무죄를 입증할 기회를 얻었지만 이를 통해 성현아라는 실명이 공개되는 아픔을 감내해야 했다.

재판은 쉽지 않았다.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혐의’로 재판을 받은 성현아는 결국 1심 재판에서 벌금 200만 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법 안산지청 형사 제8단독 재판부는 “성현아가 (브로커로 알려진) 증인 강 아무개 씨의 알선에 따라 (성매수자로 알려진) 증인 채 아무개 씨와 성관계를 가진 혐의가 입증됐다”며 벌금 200만 원의 유죄를 판결했다. 또한 성매수자인 채 씨는 300만 원 벌금형, 브로커 강 씨는 추징금 3280만 원과 함께 6개월의 실형을 받아 법정 구속 됐다.

성현아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렇지만 2심 재판부 역시 성현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고연금)는 성현아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재산상 이익을 목적으로 불특정인으로 볼 수 있는 사업가와 성관계를 가졌다”며 “만난 기간과 받은 돈의 액수, 성매수자인 사업가 진술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성현아의 경우 모든 공판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성현아 측의 비공개 공판 요청 때문인데 이로 인해 공판 과정에서 어떤 주장이 오고갔는지는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의 판결문에 따르면 성현아 측이 성매수자로 처벌을 받은 채 씨와 결혼을 전제로 만났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성현아)의 주장처럼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이라 보기 어려워 항소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성현아가 채 씨 와 세 차례의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시점은 지난 2010년 2월과 3월이다. 성현아는 2010년 2월 이혼했다. 시점을 놓고 볼 때 이혼 직후 채 씨를 만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성현아는 2010년 5월 재혼을 한다. 이혼하고 3개월 만에 재혼한 것인데 그 3개월 사이에 채 씨를 만난 것이다. 결과적으로 성현아는 재판 과정에서 첫 결혼에 실패하고 이혼한 뒤 채 씨를 만나 두 달 가량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세 차례의 성관계를 맺고 채 씨에게 5000만 원을 받은 것 때문에 1심과 1심 재판부가 성매매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성현아가 정식 재판을 청구할 당시만 해도 무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성현아가 실명이 공개되는 치명적인 상황까지 감내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약식기소를 받아들였다면 성매매를 인정하는 게 되지만 이니셜로만 보도된 만큼 실명이 공개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정식 재판을 청구해서 결국 유죄를 받을 경우 최악의 상황이 불가피했다. 따라서 성현아가 결백을 입증할 자신이 있고 그만큼 억울한 마음이 크기 때문에 정식 재판을 청구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하며 성현아는 최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혀 무죄가 될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지만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를 되돌릴 방법이 거의 없어지게 된다.

비공개 재판이 진행된 까닭에 성현아 측이 어떤 부분으로 결백을 입증하려 했는지가 공개되진 않았고 판결문 등을 토대로 결혼 전제 교제라고 주장했다는 내용 정도만 알려져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중간에 이들의 만남을 알선한 브로커가 존재하고 이미 그에게는 실형이 선고된 상황이라 성현아 입장에선 매우 불리한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성현아는 이번 재판을 통해 많은 것을 잃었다. 우선 남편과는 사건이 불거지기 전부터 별거 중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현아가 성매매 관련 혐의로 재판이 시작된 시점에는 이미 남편과의 연락까지 끊긴 상태였다. 성현아의 남편이 해외를 자주 오간다는 소문만 무성했다.

또한 재판이 진행되며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이 생겨 힘겨워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남편과는 오랜 별거로 연락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연예계 활동이 중단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로 전해지도 했다. 1심, 2심 3심으로 이어지는 재판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해야 했던 성현아는 이를 위해 명품 사방과 시계, 예물 등을 처분해야 하기도 했다.

물론 대법원 판결로 상황은 완벽하게 뒤집힐 수도 있다. 만약 대법원이 1심, 2심 재판부와 달리 성현아에게 무죄를 판결할 경우 성현아는 완벽한 부활의 기회를 잡게 된다. ‘성매매’와 ‘스폰서’라는 치명적인 단어에 휘말려 2년 넘게 고통의 나날을 보낸 성현아는 이를 완벽하게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애초 약식기소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식 재판을 청구할 당시의 의도처럼 성현아는 ‘성매매’라는 혐의를 극복하고 결백을 인정받게 된다. ‘성매매 연예인’에서 ‘검찰 수사의 피해자’로 이미지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연예계 컴백도 가능해진다. 연기력은 입증된 배우인 만큼 다시 배우로서 자신을 둘러싼 이미지 재고에만 성공한다면 충분히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배우다.

반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성현아는 힘겨운 나날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대다수는 자숙 기간을 거친 뒤 컴백한다. 오히려 컴백한 뒤 더 잘된 연예인도 꽤 된다. 그렇지만 성현아의 경우 성매매 혐의로 유죄가 확정되는 것인 만큼 연예계 컴백이 매우 힘겨워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연예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성현아는 지난 해 1월 초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하고 대법원 판결까지 1년 넘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대법원의 판결이 오는 18일로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 과연 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