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TV, 내년에는 비상할 수 있을까

이홍석 기자
입력 2015.10.19 16:52 수정 2015.10.19 16:54

2012년 첫 등장 후 기대에 못 미쳐

시장 회복과 가격 인하, 안정적 공급 등 관건

LG전자 커브드 UHD OLED TV ⓒLG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시장 개화가 내년으로 미뤄지는 모양새다. 그동안 기대만큼 성장을 보이지 못하다 올해 가능성을 엿보인 가운데 내년 TV시장의 회복과 가격이 성장의 키가 될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차세대 TV로 주목 받아왔지만 매년 기대만큼 성장해 오지 못한 OLED TV가 내년에는 빛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OLED TV는 LG전자가 지난 2012년 1월 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풀HD(FHD)급 제품을 공개하면서 첫 등장했다. 이후 울트라HD(UHD·4K)급 제품으로 라인업이 확대됐지만 성장세는 첫 출시때 기대감에 비해서는 다소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다.

OLED는 화소를 제어하는 소자가 스스로 발광하는 소재여서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요없어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TV에 비해 색재현율·명암비·시야각·두께 등에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낮은 패널 수율과 높은 가격으로 인해 좀처럼 시장이 확대되지 못해 왔다.

이 때문에 올해로 4년째 공들이고 있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애를 태웠다. 또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속에 TV시장도 불황을 맞으면서 OLED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양사의 야심찬 목표는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퇴색돼 왔다.

그러나 올해 조금씩 성장 조짐올 보이면서 내년 이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OLED TV는 2015년 상반기 7만5600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1만8100대)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아직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에도 미치지 못하긴 하지만 분명 의미있는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이 때문에 TV업계에서는 내년 이후 시장 추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면서도 변수가 많아 본격적인 시장 개화는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TV시장의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어 OLED TV의 성장을 발목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TV 수요 자체가 약해진 상황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시장이 열리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유럽 등 선진시장 뿐만 아니라 중국 및 신흥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로 인한 구매력 약화로 TV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제품 가격도 관건이다. 65인치 기준으로 LG전자의 '울트라 올레드 TV'(890만원)와 삼성전자의 수퍼초고화질(SUHD) LCD TV(700만원)는 190만원 차이로 점차 격차로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경기 불황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의 구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가격이 좀 더 인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OLED가 LCD에 비해 100만원 이하로 격차를 좁혀야 OLED 제품의 구매가 좀 더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로 소비가 점점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들도 지갑을 잘 안 열고 있는 만큼 가격 인하가 필요하지만 그만큼 수익성이 약화되는 만큼 기업으로서는 고민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TV시장 회복과 가격 인하가 이뤄져 시장 성장의 요건이 갖춰진다고 해도 공급 측면에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OLED 패널을 공급하는 회사가 LG디스플레이밖에 없는 상황에서 OLED TV에 뛰어드는 TV업체들이 늘어나도 정작 패널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으로 이는 시장 성장에 한계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병주 SNE리서치 이사는 “스카이워스·창홍·콩가 등 중국 주요 TV제조업체들의 증가하는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수도 있다”면서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로 공급원이 다양화돼야 중대형 OLED 패널 생산에 본격 나서야 안정적인 공급에 의한 성장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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