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채택 놓고 국감 무산 복지위 전원 '구태의원' 선정

하윤아 기자
입력 2015.09.24 11:42
수정 2015.09.24 11:43

바른사회의정모니터단 "감사 무산시킨건 복지위가 처음" 쓴소리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 메르스 관련 국정감사에서 문형표 전 장관의 증인 불출석과 최원형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의 증인 체택과 관련한 여야의 대립속에 정회가 선포돼 국정감사가 중지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증인채택 문제로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다 결국 국정감사 일정 하루를 ‘무산’시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전원이 ‘국감구태의원’으로 선정됐다.

23일 바른사회의정모니터단(이하 모니터단)은 9월 17부터 22일까지 열린 국정감사 2주차를 “정치권 빅 이슈에 관심 밖으로 밀려나 요식행사 돼버린 국정감사”라며 각 상임위원회별 주간 국감우수의원과 국감구태의원을 선정해 발표했다.

모니터단은 현장에서 직접 국정감사를 방청한 뒤 자료를 조사, 1차 후보를 추려내 바른사회시민회의의 최종 심사를 거쳐 국감우수의원·국감구태의원을 선정했다.

이에 따르면 보건복지위는 17일부터 22일까지 국정감사 2주차에 현장시찰을 제외하고 단 3일의 국정감사 기간이 주어졌다. 그러나 보건복지위는 21일 메르스 국감에 대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등에 대한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오전 11시경 국감을 중단했고, 오후 5시까지 진전이 없자 끝내 감사를 무산시켰다.

이에 모니터단은 “2015년 국감에서 파행과 속개를 계속한 위원회는 있었지만 이렇게 감사 무산으로 끝난 경우는 보건복지위가 처음”이라며 “감사 무산에 대해 서로 네 탓만 하다 오전 10시부터 대기하고 있던 일반인 증인과 참고인, 수많은 기관 증인들의 시간을 빼앗앗다”고 지적했다.

특히 모니터단은 보건복지위 소속 박윤옥 새누리당 의원을 국감구태의원으로 선정, “메르스 사태로 인해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됐던 보건복지위 감사였으나 해외 출장으로 모습을 볼 수 없다가 22일 국감에서야 돌아왔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국감구태의원에는 롯데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와 순환출자 고리를 묻겠다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출석시키고도 ‘한일전을 하며 어느 나라를 응원하느냐’는 질문을 던져 국민적 지탄을 받은 정무위원회 소속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 자신의 지역구 문제를 거론하며 롯데 측에 요구사항을 전달한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오리온 초코파이가 먹고 싶은데 롯데 초코파이가 앞에 있다’는 농담을 건넨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선정됐다.

또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탄핵소추안 발의를 지적한 여당 의원에게 ‘깽판 놓으려고 그래’라며 언성을 높인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강창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1차 국감 기간동안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전임 이명박 정권과 현 박근혜 정권을 엮어 반복 비난한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찬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국감구태의원으로 꼽혔다.

아울러 모니터단은 국감기간 도중 해외출장 등의 이유로 자리를 비운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산업통상자원위원회), 양창영·최봉홍 새누리당 의원(환경노동위원회) 역시 국감구태의원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감우수의원에는 피감기관 별 다양한 문제를 지적하며 성실한 국감 준비와 정책 질의를 보여준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방산 비리 질의에 시간을 할애한 다른 의원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방위사업청의 전문성 강화를 역설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국방위원회), 충청북도 국감에서 자당 소속 도지사를 향해 도행정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한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안전행정위원회)이 선정됐다.

이번 발표에는 총 15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정무위원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국방위원회·안전행정위원회·산업통상자원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 등 8개 상임위가 포함됐다.

이 중 정무위·산자위·복지위·환노위·국토위 등 5개 상임위에서는 국감우수의원이 선정되지 않았고, 반대로 교문위·국방위 등 2개 상임위에서는 국감구태의원이 선정되지 않았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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