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좋아하는 과일 사서 귀가하던 70대, 음주 뺑소니에...
입력 2015.08.30 16:32
수정 2015.08.30 16:33
아내에 “좋아하는 과일과 식빵 샀다”던 가장, 1톤 화물차 치여 결국 사망
아내가 좋아하는 과일을 사서 귀가하던 70대 노인이 음주 뺑소니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7시 30분께 광주 북구 각화동 농산물 시장에서 김모 씨는 아내 이모 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이 좋아하는 과일과 식빵을 샀다”며 “곧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후 김 씨는 시내버스를 타고 전남 담양군 수북면 한 마을에 위치한 집으로 돌아가던 중 오후 8시 20분께 광주 북구 태령동 한 삼거리 인근 정류장에서 내린 뒤 1톤 화물차에 치였다.
김 씨를 친 화물차 운전자는 그대로 달아났고, 이를 목격한 다른 운전자의 신고로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김 씨는 평소 심한 빈혈 증세를 앓아온 아내를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태령동 삼거리까지 온 뒤 시내버스를 이용해 농산물 시장에 들러 과일을 사가고는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도 김 씨는 아내에게 줄 바나나와 포도, 빵을 사서 오토바이로 갈아타기 위해 도로를 건너던 중 변을 당했다.
또한 김 씨는 월남전 참전 용사로 알려졌으며 마을 주민들은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음주운전으로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특가법상 도주차량 등)로 화물차 운전자 김모 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음주운전 뺑소니로 한 가정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남았다"며 "누구든 술을 마시고 운전하거나 사고를 낸 뒤 구호 조치 없이 달아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