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때 구상한 것은...박 대통령 대국민 담화

최용민 기자
입력 2015.08.05 09:41
수정 2015.08.05 09:45

노동 개혁 등 4대 개혁 과제 집권 하반기 국정 운영 구상 밝힐듯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름휴가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하반기 국정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을 전격 교체하는 한편 오는 6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집권 하반기 국정운영 구상을 발표한다.

박 대통령은 4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을 전격 교체했다. 후임으로 정진엽 서울대병원 교수와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이번 인사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경질성 인사로 특히 최 수석은 보건복지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메르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먼저 박 대통령의 이번 인사는 과거의 모든 문제를 털고 새롭게 국정을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스 사태 등으로 잠시 주춤했던 국정동력을 회복하고 집권 하반기 자신의 국정 철학을 이어가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완료했다는 평가다.

특히 노동 분야 개혁의 성패 여부에 따라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고용복지수석으로 임명된 김현숙 의원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집권 하반기 최대 국정과제로 손 꼽히는 노동문제를 최일선에서 지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 대통령은 오는 6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집권 하반기 국정운영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대국민 담화를 통해 노동 개혁 등 4대 개혁 과제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구상을 조목조목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공공, 고용, 교육, 금융 등 4대 분야의 구조개혁을 강조해 왔다. 공공개혁은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통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태다. 현재 박 대통령은 고용부문의 구조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노동 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청년들을 위해서 기성세대가 조금 양보를 하고 스스로 노동개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청년들의 일자리는 앞이 보이지 않는 일"이라며 노동시장 개혁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청년들이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지만 지금 같은 저성장시대에는 예전처럼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가 어렵다"며 "청년들이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보다 쉽게 구하고 더 많은 청년들이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는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을 만드는 것이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집권 하반기 문화 융성을 위한 자신의 청사진도 밝힌 것으로 전망된다. 집권 전반기가 창조경제에 방점이 찍혔다면 집권 하반기에는 문화융성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에서 "후반기에 문화융성의 틀을 강화해 우리의 찬란한 문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데 매진하려고 한다"며 임기 후반기 문화융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에 메르스 사태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고용복지수석을 교체하는 등 메르스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언급했던 만큼 이에 대한 대국민 사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밖에 국가정보원 해킹 프로그램 구입 및 도·감청 의혹과 관련된 언급,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 사태, 광복 70주년 관련 대통령 특별사면 등 현안과 관련한 언급이 있을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그동안 대국민 담화를 여러번 발표했지만 대부분 '세월호' 참사와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 논란에 대한 유감과 안타까움을 밝히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정 전반에 대한 구상을 밝히는 것은 2014년 2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대국민 담화문 발표 이후 처음이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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