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수수료 인하놓고 '주유소 VS 카드사' 갈등 점화
윤정선 기자
입력 2014.12.08 14:25
수정 2014.12.08 16:29
입력 2014.12.08 14:25
수정 2014.12.08 16:29
주유소, 신용·체크카드 수수료 1.5%로 같아
주유소 "체크카드가 신용카드 수수료와 같은 이유 없어"
카드사 "신용카드 수수료가 낮게 책정된 것"
주유소들이 정부에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한 가운데, 카드사들은 신용카드 수수료가 예외적으로 주유소에만 낮게 책정돼있다며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는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특히 주유소 신용·체크카드 수수료가 1.5%로 같은 점을 두고 양측의 시각차는 크게 엇갈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석유유통협회는 지난 5일 금융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회 등에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 조치'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주유소의 경우 신용·체크카드 수수료가 1.5%로 같다. 일반적으로 신용카드 수수료는 2% 내외고 체크카드는 이보다 0.5%P 낮은 1.5%대다.
석유유통협회 관계자는 "체크카드 결제는 회원계좌에서 곧바로 돈을 빼가는 구조"라며 "신용카드와 비교했을 때 자금조달비용이나 대손처리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를 지금보다 더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석유제품 절반 이상 세금"이라며 "이 때문에 주유소가 체감하는 수수료는 1.5%가 아닌 3%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카드사는 이 같은 주장에 주유소 신용카드 수수료가 낮은 것이라며, 체크카드 수수료가 높은 게 아니라고 맞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는 공공성을 인정받아 지난 2007년부터 우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면서 "다른 대형가맹점과 비교했을 때 주유소 신용카드 수수료는 원가 이하"라고 반박했다.
이어 "영세가맹점도 아닌 주유소에서 1%대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더구나 결제금액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다고 카드 수수료를 낮추라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카드사와 주유업계의 수수료 싸움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주유소에서 체크카드를 이용하는 거래금액이 늘어나면서, 밥그릇 싸움으로 비화할 조짐도 감지된다.
지난 3분기 주유소에서 체크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2조2200억원이다. 신용카드는 9조7800억원으로 체크보다 4.4배 많다. 절대적 금액만 보면 신용카드가 크게 앞선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신용카드로 주유소를 이용한 금액은 3.1% 감소했다. 반면 체크카드는 10.6% 늘었다. 과거보다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로 주유소를 이용한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주유소 입장에선 체크카드 결제 증가가 수수료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드사는 반대로 주유소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카드사 관계자는 "정상적인 것을 따진다면 체크카드가 신용카드 수수료보다 낮은 게 맞다"면서도 "하지만 주유소의 경우 신용카드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것이지 체크카드 수수료가 높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유소는 카드 수수료에 있어 혜택을 받고 있는 예외 가맹점"이라며 "단순히 신용·체크카드 수수료가 같다고 문제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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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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