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위원회 "'말로만 착한' 홈플러스, 추석 연휴 전 파국 피하라"

조소영 기자
입력 2014.09.01 11:13
수정 2014.09.01 11:19

"진정성 의심스러워"…노동조합, 추석 연휴 동안 전면파업 예정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이 작년 8월 20일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을지로 위원회 100일 평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가 1일 홈플러스를 향해 점오(.5)계약제를 제대로 폐지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을지로위원회와 홈플러스 노동조합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홈플러스 사측을 향해 △점오계약제 폐지를 이유로 한 신규채용인력에 대한 차별 시정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검토 등을 요구하며 "'말로만 착한' 홈플러스는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통해 추석 연휴 전 파국을 피하도록 노력하라"고 말했다.

을지로위원회는 홈플러스 노사 양측이 단체협약을 통해 올 상반기 내 점오계약제에 대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날부터 전환하기로 했으나 폐지 수순을 밟기는커녕 노사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입금교섭마저 수차례 결렬돼 노동조합이 전면파업에 돌입해 거리로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을지로위원회는 "현재와 같은 상황의 직접적 원인은 올 4월부터 시작된 임금교섭의 결과"라고 짚었다.

이들은 "올해 최저임금(5210원)보다 200~500원 정도 더 받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해 8월 결정된 2015년 최저임금(5580원)의 인상분인 7.1%, 약 400원을 인상해달라는 노동조합 요구에 대해 사측이 무리한 요구라며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매출 10조, 대형마트 업계 2위, 재계순위 43위라는 현 홈플러스의 지위를 만들기 위해 지난 15년간 피와 땀을 바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시급 400원을 올려주지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특히 을지로위원회는 사측의 점오계약제 폐지에 대해 "진정성이 의심스러울 지경"이라며 "약속대로라면 올 상반기 점오계약제 폐지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사측은 노동조합의 수차례의 협의 요구를 무시하다가 7월말에서야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그 개선안에 대해서도 노동조합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아 시행시점인 9월 1일이 됐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노사 간 합의 체결 당시 7.5시간으로 근로계약을 맺고 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제 8시간으로 다시 근로계약을 맺지만, 그 이후 채용된 신규인력들에 대해서는 기존 TW(수습계약직) 6.5시간, PT(정식 비정규직) 7.5시간에서 TW 6시간, PT 7시간으로 오히려 근로조건을 저하시켰다"고 강조했다.

을지로위원회는 그러면서 "사측은 반성은커녕 신규채용 인력들의 계약시간을 줄여 오히려 질 낮은 시간제 일자리를 더 늘리고 있었던 꼴"이라고 비판했다.

을지로위원회는 이에 따라 사측에 점오계약제 폐지 등의 일련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홈플러스 본사 방문 및 대표이사 면담, 영국 TESCO 본사 방문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경고했다.

을지로위원회는 "갑을관계 문제로 을지로위원회가 생기게 된 시발점이 된 남양유업의 경우,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어 엄청난 적자를 봤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홈플러스 역시 경품 사기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빼돌렸다는 질타를 받고 있는 와중에 그곳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홈플러스의 태도를 알게 된다면 새로운 '을들의 연대'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지난달 29~31일 전면파업에 이어 지역별, 지부별 쟁의행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오는 5일부터 10일까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전면파업이 예정돼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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