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왜 이래'가 막드 '장보리'에 대처하는 자세
부수정 기자
입력 2014.08.16 10:18
수정 2014.08.19 10:14
입력 2014.08.16 10:18
수정 2014.08.19 10:14
유동근·김현주·김상경·서강준·박형식 등 '신구 캐스팅 조화'
밝고 유쾌한 가족극 표방…전작 '참 좋은 시절' 부진 부담
KBS가 MBC에 빼앗긴 주말극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까.
13일 서울 당산동 그랜드 컨벤션센터에서는 배우 유동근 김현주 박형식 서강준 남지현 손담비 윤박 등이 참석한 가운데 KBS2 새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주연 배우인 김상경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드라마는 자식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아빠 차순봉(유동근)이 이기적인 자식들을 개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불효소송'을 제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직장의 신' '내 사랑 금지옥엽' 등을 연출한 전창근 PD와 '제빵왕 김탁구' '구가의 서' 등을 쓴 강은경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전 PD는 "국내 드라마에서 어머니 이야기는 많았지만 아버지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며 "아버지를 주축으로 한 경쾌하고 유쾌한 가족극"이라고 드라마를 소개했다.
제작진은 '불효소송'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가족의 사랑을 풀어낼 계획이다. 전 PD는 "사실 불효소송이라는 정확한 명칭은 없다"며 "재산을 물려받기로 한 자녀들이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 부모가 재산을 다시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효소송은 극적인 장치"라며 "소송을 통해 부모와 자식이 서로에 대한 책임, 의무, 사랑 등을 표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스타성을 겸비한 신인 배우들과 연기 경력 15년이 넘는 배우들이 골고루 포진돼 있다.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중견 배우들은 극의 균형을 잡는다.
드라마의 주축이 되는 아버지 차순봉은 연기파 배우 유동근이 연기한다. 최근 종영한 KBS1 '정도전'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인 그는 쉴 틈 없이 작품을 선택했다. 가족이라는 의미가 그에게 특별하기 때문이다.
유동근이 맡은 차순봉은 홀로 3남매를 키운 '자식 바보'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그는 자식들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이번 작품이 행운"이라는 유동근은 "차순봉 역할을 맡게 된 건 고마운 일"이라고 밝게 웃었다.
이어 "진지하고 다가가기 어려운 이미지의 아버지를 친구 같은 존재로 편하게 표현할 생각"이라며 "아버지의 따뜻한 모습을 연기하겠다"고 설명했다.
차씨 집안의 장녀 차강심 역은 배우 김현주가 맡았다. 극 중 대오그룹 비서실장인 강심은 당당하고 자존심 강한 커리어 우먼이다. 회사에선 완벽하지만 회사만 벗어나면 '허당'이다. 14년 전 뼈아픈 실연의 상처 후, 사랑을 믿지 않기로 했지만 까칠한 상사 문태주(김상경)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다.
김상경과의 연기 호흡은 MBC '마지막 전쟁'(1999)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김현주는 "김상경과 이미 친한 상태라 호흡 면에서는 문제가 없었다"며 "캐릭터도 서로에게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에 코믹한 요소들이 많은데 김상경과 저 모두 코믹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다"며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작정하고 망가지는 데 주력하기보다 상황에 맞는 연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현주의 상대 역인 김상경은 남성우월주의와 능력지상주의에 빠진 대기업 상무 문태주를 연기한다. 문태주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 비정한 독설가이자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 비서 차강심과 상사와 부하직원 이상의 감정을 쌓는다.
김현주는 JTBC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2013) 이후 약 1년 만의 안방 복귀며, 김상경은 KBS2 '국가가 부른다'(2010) 이후 3년 만의 복귀다. 또 하나의 재회 커플이 만들어낼 코믹 케미스트리(남녀 간의 화학작용)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 박형식이 차씨 집안 막내아들 차달봉을 연기한다. 지난해 tvN '나인', SBS '상속자들'에 이어 또 한 번 캐스팅되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박형식은 "계속 작품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조금 미숙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예뻐해 주셔서 많은 작품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형식은 이번 드라마에 합류하면서 1년 동안 출연했던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하차한다. 선임들과 함께 훈련을 받으며 정이 많이 쌓였다는 그는 "고민 끝에 하차한 만큼 작품에서 더 열심히 연기하고 있다"며 "주말 드라마가 처음인데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박형식은 극 중 친한 친구인 윤은호(서강준)와 강서울(남지현)을 두고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순수한 시골소녀 서울과 전혀 다른 두 매력을 지닌 남자 달봉, 은호가 그리는 풋풋한 사랑이 드라마에 생기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차씨 집안 둘째이자 장남 차강재 역은 윤 박이 연기한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지겨운 강재는 병원장으로부터 데릴사위 제안을 받고 권효진(손담비)과 결혼한다.
김용건 김정란 나영희 양희경 등 개성파 조연들도 출연해 극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전작 '참 좋은 시절'보다 한층 밝은 분위기 덕분에 안정적인 시청률은 보장될 듯하다. 다만 최근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MBC '왔다! 장보리'와의 경쟁은 부담 요소로 작용한다. '참 좋은 시절'은 착한 드라마를 표방했음에도 마지막회 방송에서 막장 '왔다! 장보리'에 밀려 아쉬움을 남겼다.
이와 관련해 전 PD는 자신의 의견을 담담하게 피력했다.
"막장 코드라는 건 어느 드라마에나 존재하는데, 소재를 어떻게 표현하고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것 같아요. '참 좋은 시절'이 전작들보다 시청률이 저조했지만, 시청자들은 '이렇게 착한 드라마도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드라마의 평가는 시청자들에게 맡기겠습니다."
16일 오후 7시 55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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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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