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 드록바 앞 일본 수비수 '고목나무 매미'

이충민 객원기자
입력 2014.06.15 13:51
수정 2014.06.15 15:01

압도적 피지컬로 공중볼 다 낚아채

일본 수비수 공중볼 경합 과정 무기력

[일본-코트디부아르 하이라이트]이날 영웅은 보니도, 제르비뉴도 아닌 후반 교체 투입된 드록바였다. ⓒ MBC

"뜬공을 편하게 잡는 외야수 같아요.”

디디에 드록바(36)가 전방에서 공중볼을 모조리 낚아채자 SBS 차범근 차두리 부자 해설위원이 압도적 피지컬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웃음을 머금었다.

실제로 그랬다. 드록바가 볼을 잡고 소유하면 일본 수비진 누구도 빼앗지 못했다. 너무 압도적이라 일본 수비진으로선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이에 SBS 배성재 캐스터의 한 마디가 걸작이다. “드록바 선수 외야수 같아요."

드록바의 원맨쇼로 코트디부아르가 첫 게임을 승리로 장식했다.

코트디부아르는 15일(한국시각) 브라질 헤시피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C조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2-1 역전승했다. 전반 16분, 혼다 케이스케에게 선제골을 얻어 맞았지만 후반 19분 윌프레드 보니, 66분 제르비뉴의 헤딩 결승골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영웅은 보니도, 제르비뉴도 아니다. 후반 교체 투입된 드록바였다. 드록바는 경기장에 들어가자마자 일본 수비진을 초토화시켰다.

근육질의 육중한 몸을 바탕으로 공중 볼을 100% 낚아챘다. 이에 집념의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가 ‘고목나무 매미'처럼 드록바에 매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드록바는 최종 수바라인까지 내려와 방어도 했다. 말 그대로 혼자서 북 치고 장구치고 꽹과리까지 쳤다.

코트디부아르는 드록바가 투입된 후 2골을 몰아넣어 2-1 역전승했다. ‘만 36세’ 드록바, 노장은 결코 죽지 않았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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