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튀는' 남경필 소통마당 '무거운' 김진표 정책마당

이충재 기자/이슬기 기자
입력 2014.05.26 10:45
수정 2014.05.26 11:08

<지방선거 후보들 SNS 누가누가 잘하나③-경기도>

남 '젊음' 앞세워 적극 소통…김 '정책 컨텐츠' 중시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 트위터 홈페이지 화면 캡처.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지사 홈페이지 화면 캡처.

6.4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경기도에서 맞붙은 남경필 새누리당-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온라인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경기도는 1250만명 전국 최대 인구의 광역자치단체인데다, 베드타운과 도농복합, 접경지역 등 다양한 도시가 섞여 있어 후보자가 직접 ‘발로 뛰는 선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남-김 후보측 모두 “선거기간 동안 모든 지역을 한번씩 돌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더욱이 세월호 참사 여파로 ‘조용한 선거’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온라인 선거전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에 남-김 후보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 등 ‘완전무장’ 상태로 일전을 벌이고 있다.

'젊음' 앞세워 적극 소통…캠프 회의도 '단체카톡방'에서

온라인에서는 ‘야당이 여당 노릇 하는’ 상황이지만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전세가 뒤바뀐 양상이다. 50세의 남 후보는 젊음의 패기를 앞세워 온라인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선 반면, 68세의 김 후보는 관료출신 전문가 이미지를 고집하며 ‘온라인 여당 프리이엄’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혁신도지사’를 기치로 내건 남 후보는 여당은 온라인에 취약하다는 기존의 새누리당 이미지부터 깼다.

남 후보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회장을 맡을 정도로 활발한 온라인 소통을 해온 정치인으로 캠프 내에 SNS-온라인 홍보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디지털팀을 꾸렸다. 이들은 홈페이지, 모바일 홈페이지,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밴드 등의 채널을 통해 선거전 최전방에서 지원사격을 펴고 있다.

특히 디지털팀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2일부터 홈페이지와 SNS채널을 통해 정책협약과 유세현장 등 ‘남경필의 24시간’을 생중계하고 있다. 후보의 동선을 유권자 눈앞에 옮겨놓은 형태다.

캠프는 SNS채널의 공감형 패러디, 각종 시리즈 등을 활용해 남 후보의 활동 소식을 전하고 있다. 딱딱한 정책홍보 대신 온라인 눈높이에 맞춘 ‘소통’에 방점이 있다.

남 후보 캠프 이재환 디지털팀장은 온라인 선거전략에 대해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든 쉽게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쉽게 반응이 나타나는 네거티브 선거를 피하고 매체별 통합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 실무진과 남 후보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선거전략을 논의하는 것도 새로운 시도다. 한 실무진이 의견을 제시하고 법률, 실행가능성, 예상반응 등 검토과정을 거쳐 남 후보의 현장노트에 쓰이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게는 채 하루도 걸리지 않는다.

캠프 관계자는 “남 후보는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실무진의 아이디어나 정책 제안을 기탄없이 받는다”며 “캠프 자체가 상하조직이 아닌 수평적인 조직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남 후보와 관련된 각종 미디어 콘텐츠는 ‘남사모(남경필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엄지손가락’을 통해 확산이 되고 있다. 현재 남 후보의 하루평균 블로그 방문자 수는 1만 2000명이 넘고, 페이스북 FAN은 1만 3000명 이상이다.

'김진표앱' 출시…"우리가 중시하는 건 정책콘텐츠"

김 후보는 ‘관료 출신’이라는 굳은 이미지를 깨는 전략과 동시에 정책을 홍보하는 장으로 온라인을 활용하고 있다. 김 후보 캠프에서 대표적으로 이용하는 온라인 채널은 ‘김진표 앱’. 듬직캠프에서 활동하는 젊은 층은 대부분 이 어플리케이션을 관리하는 PD팀에 속해있다.

특히 주메뉴인 ‘진표TV’는 김 후보의 선거운동 모습 뿐 아니라 측근들만 볼 수 있는 소소한 습관, 평소 모습 등을 담아 매일 방영한다. 영상 일기 형식으로 후보의 일상을 담아 편집 없이 있는 그대로 SNS에 올리는 형식이다.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눌러 쓴 김 후보의 ‘첫 번째 셀카’부터 식당에서 자신이 먼저 일행의 방석을 놓아주는 모습, 바지가 찢어진 비서에게 자신의 바지를 입혀놓은 일화 등도 여기서 나왔다.

또 젊은 층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좋아요’를 누르는 기능도 추가했다. 보도자료와 여론조사 결과 등을 게재한 ‘응답하라2014’에 이 같은 기능을 넣고 친구초대, 지인정보 등록 및 공유 서비스로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모두 회원가입 및 로그인이 필요한 만큼, 댓글을 포함한 모든 활동에 ‘책임’을 부여된다는 게 캠프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경우, 김 후보가 행사장으로 이동하거나 일과가 끝난 저녁에 댓글과 메시지를 직접 입력해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낮은 남 후보와 견주어 젊은 층과의 소통도 소홀하지 않다는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것.

하지만 SNS를 활용한 선거전에 대해 김 후보 측은 큰 무게를 두지 않는 모양새다. 김 후보 측 홍보본부장인 최민희 의원은 “SNS 등 홍보수단은 이미 정해져있다. 우리가 중요시 하는 건 콘텐츠”라며 “메인 슬로건인 ‘듬직 김진표’를 강조하는 게 전략이고 콘텐츠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SNS를 통해 가장 앞세우는 후보의 강점과 관련, 김 후보 측 한 비서관은 “준비된 후보로서 공약도 줄줄이 나오고 정책도 많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SNS에서 특히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이 많이 횡행한다. 하지만 우린 남경필 후보를 비방할 필요가 없다”라며 “공약으로 싸우기 때문이다. 그게 우리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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