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롯데’ 이래서 우승후보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4.03.11 07:16
수정 2014.03.11 14:24

시범경기 2연승..투타 안정감 돋보여

선발 마운드 높고 선수층도 두꺼워

롯데 주전포수 강민호. ⓒ 롯데 자이언츠

2014시즌 프로야구 우승후보로도 꼽히는 롯데 자이언츠가 2연승을 달리며 기대를 높였다.

롯데는 NC를 상대로 8일 1차전에서 5-1로 이겼고, 2차전에서는 타선이 폭발하며 14-6 완승했다. 시범경기였지만 안정된 투타 밸런스가 눈에 띄었다. 초반 실점 위기를 모면한 뒤 폭발하는 응집력도 돋보였다.

1차전에서는 타선이 중반 이후 끈질긴 승부로 NC 불펜진 투구수를 늘려가면서 볼넷과 번트, 적시타로 이어지는 작전수행에 따른 정석적인 패턴으로 차곡차곡 득점을 쌓았다. 1차전 선발로 나선 옥스프링은 3.2이닝 6피안타를 기록하면서도 실점위기에서 빠져나오는 노련한 경기운영 능력을 과시했다.

2차전에서는 장타력이 불을 뿜었다. 외국인 선수 루이스 히메네스(32)는 올 시즌 시범경기 첫 외국인 선수 홈런을 터뜨렸다. 3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한 히메네스는 6회 최금강의 128㎞짜리 밋밋한 슬라이더를 통타, 비거리 120m짜리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히메네스 외에도 조성환(3회 2점), 장성호(7회 만루홈런), 김사훈(8회 1점)이 홈런 4방을 터뜨리는 등 홈런만으로 8점을 뽑는 화끈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16안타에 4사구도 무려 9개나 얻어냈다. 지난 시즌 이렇다 할 4번타자감이 없는 '소총부대'로 고전했던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좌완 에이스 장원준의 성공적인 귀환도 주목할 만하다.

2011시즌 15승을 거두며 롯데 에이스로 활약한 장원준은 2년간 경찰청 야구단에서 병역 의무를 수행한 이후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복귀전을 가졌다. 5회 송승준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4이닝 5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단 한 명의 주자도 만들지 않았다. 직구 구위도 좋았고 몸쪽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의 제구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롯데는 올해 쉐인 유먼, 크리스 옥스프링, 장원준, 송승준 등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구축했다. 모두 검증이 끝난 투수들로 장원준이 2011시즌 만큼의 위용만 다시 보여준다면 롯데 선발진은 9개구단 중 최고의 마운드로 손색이 없다.

안정된 백업층도 주목할 만하다. 주전 포수 강민호가 지난 8일 경기에서 홈 슬라이딩 중 부상하며 2차전에는 결장했다. 대신 주전포수 마스트를 끈 장성우가 안정된 투수리드로 2차전 승리에 기여하며 공백을 잘 메웠다.

다만, 수비는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는 2차전 2회 수비 실책 2개로 3실점을 허용했다. 타선폭발로 금방 뒤집기에 성공했지만 내야진에서 초반부터 어이없는 실책이 나온 점은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김시진 감독 역시 대승에도 실책에서는 아쉬운 기색을 내비쳤다.

물론 시범경기는 시범경기다. 봄에 워낙 강해 '봄데'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롯데의 전통이다. 그러나 승패를 떠나 롯데가 보여준 전력은 팬들로 하여금 가을을 향한 기대를 품게 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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