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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센시오 앞 심동섭’ KIA 불펜 잔혹사 끝낼까

김종수 기자
입력 2014.03.10 10:37
수정 2014.03.10 14:48

매년 반복된 마운드 붕괴, 올 시즌 운명도 마운드가 좌우

메이저리그 출산 마무리에 ‘유망주’ 심동섭 성장 기대

KIA의 2014 시즌 농사는 새 마무리투수 어센시오의 활약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KIA 타이거즈

현대 프로야구에서 마무리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똑같은 패배라도 역전패는 그 충격이 배가 된다. 특히, 9회 역전패는 다음 경기는 물론 시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 몇 년간 리그를 호령한 강팀들은 하나 같이 정상급 마무리가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특급 에이스 한 명으로 선발진이 모두 완성되는 것이 아니듯, 정상급 마무리투수 한 명으로 뒷문이 안정화되는 것은 아니다. 특급 마무리투수의 부담을 덜어줄 지원군들이 있어야만 비로소 강력한 불펜진이 완성된다.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3연패를 이끈 오승환(현 한신 타이거즈) 앞에는 권혁, 권오준, 안지만 등이 있었고, SK 전성기를 이끌었던 정대현(현 롯데 자이언츠) 주변에는 윤길현, 정우람, 박희수 등 벌떼들이 버티고 있었다. 하나의 자물쇠가 아닌 이중-삼중 잠금장치가 뒷문을 책임졌던 것이다.

명가 KIA 타이거즈가 최근 자존심을 구기고 있는 건 뒷문부재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KIA는 최근 10여 년간 취약한 불펜으로 고전해야 했다. 그나마 'SKY 라인(손영민-곽정철-유동훈)'이 맹활약하던 2009년 일시적으로 탄탄한 불펜진을 구축했고, KIA는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SKY 라인‘이 정상적으로 유지됐다면 KIA불펜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러나 유동훈의 노쇠화, 곽정철의 군입대와 더불어 손영민이 임의탈퇴 처리되며 KIA 불펜 잔혹사는 다시 시작됐다. 우승을 일군 조범현 감독 대신 삼성 왕조를 일으켜 세운 선동열 감독을 영입했지만 아직 불펜 강화 효과는 전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때문에 현재 KIA가 새로 영입한 외국인선수 3명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는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마무리 투수 하이로 어센시오(31)다. 외국인타자 브렛 필, 선발투수 데니스 홀튼도 중요하지만 어센시오의 활약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우완 정통파 투수 어센시오는 건장한 체격(189cm·82kg)에서 뿜는 시속 140km 후반대 강속구를 비롯해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 구사가 가능하다. 안정적인 투구 밸런스를 바탕으로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KIA 권윤민 스카우트 팀장은 4년 전부터 어센시오를 관심 있게 지켜보다가 이번에 자유계약으로 풀리자 영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에서는 4시즌 활약하며 43경기 출전 1승2패,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9시즌 동안 38승 31패 119세이브, 평균자책점 3.66의 성적을 남겼다.

더블A 미시시피서 28세이브(평균자책점 2.76), 트리플A 그윈네트에서 27세이브(평균자책점 3.28)의 성적을 거두는 등 마이너리그에서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한국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어센시오의 기량은 나쁘지 않다.

지난 9일 대구구장서 열린 삼성 라이온스와의 시범경기에 8-3 앞선 8회말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6개의 공을 던지면서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를 기록했고 체인지업-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해 3타자를 모두 내야땅볼로 처리했다.

직구와 변화구 모두 강점이 있는 만큼 어느 한 구종이 말을 잘 듣지 않아도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심동섭은 KIA의 새 마무리투수 어센시오의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KIA 타이거즈

하지만 어센시오가 아무리 잘 던진다 해도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마무리를 맡았던 앤서니 르루가 실패한 것도 고군분투했기 때문이다. 자칫 불펜의 모든 짐이 어센시오에게 쏠린다면 좋지 못한 결과가 반복될 수 있다.

현재 KIA의 불펜사정은 좋지 못하다. 군 제대 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곽정철은 무릎수술로 시즌을 접었고, 박지훈 역시 오른쪽 팔꿈치 인대손상으로 복귀를 장담하기 힘들다. 설상가상 유동훈 역시 몸 상태가 좋지 못하다. 한승혁-박준표-임준섭 등 젊은 피 역시 시범경기 등에서 보여준 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투수가 좌완 심동섭이다. 2011년 55.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77의 인상적 활약을 펼쳤던 그는 두둑한 배짱을 갖춘 강속구 투수라는 점에서 어센시오의 좋은 파트너로 기대를 모은다. 부상으로 지난 두 시즌 주춤했지만 몸 상태만 나쁘지 않다면 차기 마무리감으로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심동섭은 비시즌 간 웨이트 트레이닝은 물론 꾸준한 투구 밸런스 형성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연습경기-시범경기 등에서도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선동열 감독은 심동섭을 제2의 안지만으로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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