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간이?’ 로드먼 기행 향한 냉혹한 시선
이준목 기자
입력 2014.01.13 10:56
수정 2014.01.13 11:04
입력 2014.01.13 10:56
수정 2014.01.13 11:04
CNN 욕설 인터뷰-김정은 찬양 등 구설수
미국 언론 잇따른 비판 속 일부 옹호 주장도
북한을 방문한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스타 데니스 로드먼(53)의 기행이 미국서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로드먼은 8일 북한 김정은 생일을 맞아 평양에서 친선 농구경기를 갖기 위해 NBA 출신 선수들을 이끌고 방북했다.
로드먼은 CNN 시사프로그램의 화상인터뷰 중 자신의 방북을 비판하는 앵커와 설전을 벌이다가 욕설을 퍼부어 논란의 대상에 올랐고, 농구경기를 앞두고 김정은의 생일축가를 부르고 '최고의 친구 '진정한 지도자' 등 극찬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로드먼의 방북은 이번이 네 번째다. 하지만 이번 방북이 유난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최근 장성택의 공개처형 등으로 인한 북한 정세의 급변과 케네스 배의 장기간 억류로 인해 악화된 미국과의 관계 때문이다.
로드먼의 과장된 태도와 반응도 논란을 부채질하는데 한몫을 담당했다. 로드먼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방북을 "세계를 위한 위대한 생각"이라며 자화자찬하면서 "사람들은 항상 내가 하는 일을 무시한다"고 주장했다.
정적 숙청과 미국인 억류 등 김정은의 행태에 대해서도 "뭔가 잘못한 것이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북한을 두둔하는 듯한 언급으로 구설에 올랐다.
로드먼의 기행에 미국 현지의 반응은 싸늘하다.
공화당 소속으로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존 매케인 의원은 로드먼을 가리켜 '얼간이'(Idiot)라고 비난하며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위험하고 잔인한 국가이며, 로드먼은 야만적인 어린 지도자의 오락을 위한 서커스 광대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다"로 혹평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로드먼의 행동을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설을 통해 로드먼을 가리켜 "은행 잔고를 위해 전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독재자의 선전 도구가 된 전직 NBA 리바운드왕"이라며 비꼬았다.
반면 조심스럽게 로드먼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흑인 민권운동가로 알려진 제시 잭슨 목사는 로드먼이 정치가가 외교관이 아닌 그저 농구선수일 뿐이라며 "그에게 진지한 외교적인 문제에서 어떤 입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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