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연패-6연패’ 동부 재앙…돌파구 없나
이준목 기자
입력 2014.01.13 10:46
수정 2014.01.13 18:02
입력 2014.01.13 10:46
수정 2014.01.13 18:02
만년 우승후보에서 꼴찌로 추락 ‘역대 최악’
김주성 노쇠화 뚜렷..벤치 위기관리 낙제점
원주 동부의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동부는 12일 부산사직체육관서 열린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라운드 부산KT와의 맞대결에서 67-81 완패, 또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새해 들어 아직까지 1승도 챙기지 못했다. 공동 꼴찌였던 KGC 인삼공사가 SK를 잡고 단독 9위로 올랐고, 동부는 9승24패(승률 0.273)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간판스타 김주성이 프로에 데뷔한 이래 10여 년 동안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이자 만년 우승후보로 꼽혔던 동부에 올 시즌은 그야말로 재앙이다.
'김주성 시대'에 동부가 6강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것은 그동안 단 두 차례뿐이었고, 가장 저조한 성적은 2006-07시즌 8위(23승 31패)였다. 승률로는 지난 2012-13시즌 기록한 0.370(20승 34패·7위)이 가장 나쁜 기록이었다.
동부 전신인 나래 시절이던 2001-02시즌 18승 36패(9위) 승률 0.333을 기록한 바 있지만 당시는 김주성이 입단하기 전이었다. 그런데 올해 성적은 그때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지금 분위기로는 동부가 팀 순위와 승률 모두 역대 최악의 성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동부는 이미 올 시즌 12연패를 한 차례 기록하며 팀 창단 최다 연패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김주성이라는 한국프로농구(KBL) 역대 최고의 스타를 보유한 팀에서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도 굴욕이지만, 3할에도 못 미치는 팀 승률은 몇 년 전까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올 시즌 21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현실적으로 동부의 대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플레이오프 막차인 공동 6위권과는 5경기 차이로 산술적으로는 아직 포기할 단계가 아니지만 최근 동부의 경기력을 놓고 봤을 때는 절망적인 분위기에 가깝다.
엉성한 조직력과 내외곽의 부조화, 고비마다 속출하는 실책 등 시즌 초반부터 지적돼온 문제들이 전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말 제대하는 윤호영이 팀에 합류한다고 해도 급격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간판스타 김주성은 올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체력과 운동능력이 모두 예전만 못한 김주성에 대한 의존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구조적인 딜레마다. 김주성 공백을 메워야 할 이승준과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에 못 미친다.
동부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당 평균 13개의 턴오버를 저지르고 있으며 수비 로테이션이나 패턴 등에서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은 실책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매 경기 내주지 않아도 될 실점 때문에 항상 10~15점 이상을 손해보고 경기를 치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주전들의 부상, 외국인 선발의 실패 등 올 시즌 동부가 전반적으로 불운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4강 이상의 전력으로 꼽히던 팀이 꼴찌까지 추락한데 불운만을 탓하기는 힘들다.
매 시즌 장기 레이스에서 부상이라는 돌발변수는 나오기 마련이고, 잘 나가는 팀이라도 한두 가지 이상의 문제점이 없는 팀은 거의 없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벤치의 역량이다. 위기관리도 실력이라고 했을 때 올 시즌 동부의 벤치는 그야말로 낙제점이다.
동부는 이제 올 시즌 성적보다 팀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와있다. 김주성은 이제 어느덧 노장의 반열에 접어들었고 이승준은 2년째 동부와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것만 확인했다. 전반적으로 노쇠화 된 주전 라인업과 빈약한 식스맨 층은 김주성의 쇠퇴와 함께 동부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든다. 윤호영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리빌딩을 염두에 둬야 하는 동부의 현 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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