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DS]3선발 류현진 '포스트 박찬호' 이상의 가치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3.10.07 00:03
수정 2013.10.07 00:08
입력 2013.10.07 00:03
수정 2013.10.07 00:08
데뷔 첫해 강렬한 인상 심으며 '포스트 박찬호' 자리매김
한국인 최초 포스트시즌 선발 앞두고 월드시리즈 기대도 고조
'괴물' 류현진(26·LA다저스)이 메이저리그 데뷔첫해 정상급 선발투수로 연착륙을 넘어 한국인 최초 포스트시즌(디비전시리즈) 선발 출격을 앞두고 있다.
2013시즌 14승8패, 평균자책점(방어율) 3.00을 기록한 류현진은 내심 기대했던 15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을 놓친 게 아쉽지만, 루키로서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세운 업적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가장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해 성공한 최초의 사례가 됐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박찬호, 김병현, 서재응, 추신수 등 수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지만 대부분 미국서 프로에 데뷔해 미국식 방식으로 성장했다.
반면,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에서 7년간 한국 프로야구의 정상급 투수로 활약한 이후 FA자격을 얻어 당당히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한국프로야구 출신으로 이상훈이나 구대성 같은 선수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일본을 경유하며 메이저리그로부터 검증을 받아야했고 전성기를 지나 활약했던 시간도 짧았다.
그러나 류현진은 당당히 포스팅시스템을 거쳐 높은 평가를 받고 다저스에 입단하자마자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류현진의 성공은 한국야구의 수준을 은근히 낮게 보던 미국야구계의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두 번째는 '포스트 박찬호'로서의 상징성이다. 한국야구가 배출한 숱한 메이저리거들중에서도 최고의 성공작은 단연 박찬호다. 아시아 최다승 투수(124승)이자 다저스에서만 80승을 수확하며 전성기를 보낸 박찬호는 실력과 인지도, 커리어를 아울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아시아선수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데뷔 첫해부터 전성기의 박찬호에 못지않은 활약을 선보이며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류현진이 거둔 14승은 2002년 이시이와 함께 다저스 신인투수 첫 시즌 선발승 역대 2위 기록이다. 올 시즌 활약한 신인투수들 중 190이닝과 150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투수는 류현진 뿐이다. 또 류현진은 올 시즌 22번의 퀄리티스타트로 신인투수 1위이자 메이저리그 공동 16위에 올랐다.
신인의 기준을 벗어나 메이저리그 어느 팀과 비교해도 정상급 2~3선발로 손색이 없는 성적표다. 특히 '꾸준함'이라는 면에서는 과거 다저스 시절 박찬호를 능가하는 임팩트를 남겼다.
선발투수로서 전성기에 끝내 포스트시즌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박찬호와 달리 류현진은 데뷔 첫해 당당히 선발투수로 지구 우승과 함께 포스트시즌에 참여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거머쥔 김병현 아성을 깰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이제 불과 26세의 류현진은 선배들이 닦아놓은 길을 넘어 이제 자신만의 새로운 역사를 개척해나가고 있다.
한편, 7일 오전 9시7분 다저스타디움서 열리는 디비전시리즈 3차전 선발로 다저스는 류현진, 애틀랜타는 우완 훌리오 테헤란을 예고했다. 테헤란은 2011년 빅리그에 데뷔했지만 불과 7경기 26이닝 소화에 그쳤다. 올 시즌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테헤란은 30경기에 등판, 14승8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하며 호세 페르난데스-류현진 등과 함께 신인왕 레이스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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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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