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자이가 가가와 라이벌? 가련한 일본 언론
입력 2013.10.06 16:52
수정 2013.10.07 11:30
신성 야누자이 맹활약에 일본 언론 바싹 긴장
‘제2의 루니’ 야누자이, 가가와와 격이 달라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애드난 야누자이(18·벨기에)와 팀 동료 가가와 신지(24·일본)는 맞수일까. 야누자이는 반세기 만에 재림한 벨기에 축구신성으로, 가가와 역시 일본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적어도 영국 무대에서만 본다면 야누자이가 가가와를 최소 두 걸음 이상 따돌렸다고 보는 것이 맞다. 시간이 더 흐른다면 김연아와 아사다만큼의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야누자이는 6일(한국시각) 열린 2013-1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선더랜드 원정경기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선더랜드는 이탈리아 용병 자케리니와 한국 출신의 기성용, 지동원 등이 분전했지만 야누자이 원맨쇼로 빛이 바랐다.
경기 직후 일본 언론은 “가가와의 ‘강력한 라이벌’ 야누자이가 먼저 2발을 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맨유 시선에서 가가와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맨유 신임 모예스 감독도 결장한 가가와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고, 야누자이에게 엄지손가락 치켜들기 바빴다.
모예스는 6일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에버턴 시절 16살 웨인 루니의 강렬한 데뷔전이 떠오른 경기였다. 야누자이는 앞으로 루니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맨유는 2주 전부터 야누자이에게 선발 데뷔 기회를 주고 싶었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보류했다”며 “정말 대단한 아이, 완벽한 스타가 될 것이다. 공을 잡았을 때 타고난 재능을 발산한다. 야누자이가 들뜨거나 자만하지 않도록 현실감을 유지하며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모예스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 맨유가 야누자이를 과거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반면, 가가와는 구단의 무관심 속에 스스로 헤쳐가야 하는 형편이다.
왕성하고 창의적인 공격수를 좋아하는 모예스와 활동반경 좁은 가가와는 ‘상극’이다. 가가와는 영국무대에 온 뒤 ‘체력’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공수전환이 빠른 영국 스타일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평가다. 체력이 받쳐주지 못하면 아무리 기술 좋은 선수라도 활용가치가 떨어진다. 가가와 뿐만이 아니라 맨유에 입성한 남미·아프리카 출신 슈퍼스타도 EPL의 전광석화 같은 공수전환을 못 따라가 적응에 실패했다.
반면 야누자이는 떡잎부터 다르다. 훈련에서 반응속도, 민첩성 1위를 기록한 야누자이는 맨유의 공수전환 속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여기에 준수한 체력과 파워가 뒷받침되면서 무결점 유망주로 거듭날 조짐이다.
이런 야누자이에겐 ‘러브콜’이 쏟아진다. 벨기에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는 코소보, 알바니아 출신이라 각국 축구협회에서 야누자이를 국가대표로 모시기 작업에 돌입했다. 심지어 잉글랜드 대표팀 호지슨 감독도 “벨기에 청소년 대표 차출 요청에 비협조적인 야누자이를 구슬려 영국으로 귀화시키자”고 목소리를 높일 정도다. 야누자이는 5년간 영국에서 머문다면 귀화 자격이 주어져 잉글랜드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다.
맨유에서 둘의 처지는 극명히 대비된다. 야누자이와 가가와를 라이벌로 묶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더욱 처량해 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