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찬 불똥?’ KIA 불펜 비상령
김종수 기자
입력 2012.11.29 09:05
수정
입력 2012.11.29 09:05
수정
롯데 예상 밖 홍성민 지명에 KIA 당황
최대 유망주 잃고 대체자 찾기 골머리
KIA 타이거즈 불펜진에 비상이 걸렸다.
탄탄한 선발진에 비해 뒷문이 불안한 상황에서 핵심 불펜요원 1명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약점을 보완해야 할 시점에 터진 일이라 팬들도 놀랐다.
KIA는 최근 FA(자유계약선수)시장에서 거액을 쏟아 붓고 김주찬(전 롯데)을 데려왔다. 지난 시즌 얇은 선수층 탓에 고생했던 선동열 감독이 전력보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구단 측에 요청한 결과다.
매서운 타격과 빠른 발이 강점인 김주찬은 뛰어난 타자다. KIA에는 이용규-김원섭 등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들이 있지만, 강점인 기동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역대 FA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인 50억원(계약기간 4년, 계약금 26억원, 연봉 5억원, 옵션 4억원)을 퍼부으며 김주찬을 영입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지나치게 비싼 몸값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유독 많은 부상자로 인해 깊은 시름에 잠겼던 KIA 입장에서는 타선 강화의 필요성은 분명했다. 선동열 감독이 추구하는 뛰는 야구를 더욱 활발하게 구사할 밑거름도 마련됐다. 경쟁팀 롯데의 화력을 다소 약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보이지 않는 효과로 꼽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보상선수를 내주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롯데는 지난 27일 김주찬의 보상선수로 홍성민(23)을 지명했다. KIA는 홍성흔-김주찬이 빠진 롯데가 타선 보강이 절실할 것으로 판단, 홍성민을 보호선수 명단에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같은 날 조금 먼저 터진 장성호(전 한화) 트레이드 영입과 함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롯데는 정대현, 김사율, 최대성, 이명우, 강영식, 김성배 등 수준급 불펜투수들이 즐비한 가운데도 홍성민을 택했다. KIA로서는 최대 약점인 뒷문이 더 불안해졌다.
KIA가 이용규-김원섭이 버틴 가운데 김주찬을 택했듯, 롯데 역시 같은 선택을 했다. 두산으로 떠난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김승회까지 손에 넣은 롯데 입장에서는 강점 강화와 더불어 KIA의 한 축을 흔들리게 하는 두 가지 효과를 보게 됐다.
홍성민은 박지훈(23)과 더불어 선동열 감독이 발굴한 최대 히트상품이다.
신인이던 지난 시즌 56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시속 140km 중반에 이르는 강속구와 수준급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피칭을 펼치는 투수다. 191cm의 큰 키를 활용해 최대한 앞쪽에서 공을 던진다. 물 흐르듯 포수 미트로 빨려 들어가는 체인지업의 각도 매우 예리하다. 무엇보다 신인투수답지 않게 피하는 피칭보다 맞더라도 덤비는 ‘인파이터 기질’ 덕에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KIA 팬들은 임창용-신용운-유동훈-손영민 등의 뒤를 이을 불펜의 든든한 사이드암이 될 것으로 믿었다. 현재 상황이 팬들에게 얼마나 충격적으로 다가오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홍성민 본인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상태 멘붕. 다른 팀으로 가서 어떻게 적응할까”라는 말을 남기는 등 원치 않은 이적에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KIA팬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취약한 불펜이다. 타선은 부상자들만 정상적으로 돌아와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손영민 임의탈퇴, 한기주 부상, 유동훈 노쇠화 등으로 뒷문을 책임질 수 있는 투수가 전무하다. 외국인 마무리 후보를 알아보는 것도 이러한 사정과 무관치 않다. 그런 상황에서 박지훈-한승혁과 더불어 성장 가능성이 큰 홍성민을 잃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KIA의 비시즌 행보는 더 바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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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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