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억 장전’ 롯데…강민호+정근우에 올인?
김윤일 기자
입력 2012.11.24 09:17
수정
입력 2012.11.24 09:17
수정
김주찬-홍성흔 등 놓치며 자금 여유
내년 FA 시장서 공격적 투자 가능
FA 시장서 빈손에 그친 롯데지만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올 시즌 아껴둔 실탄을 내년 한껏 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서 3명의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가 김시진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전력에 비상이 걸렸다. FA 자격을 획득한 김주찬과 홍성흔은 잔류 제의를 뿌리치고 각각 KIA와 두산으로 이적했고, 올 시즌 FA로 영입한 좌완 이승호도 NC에 특별지명으로 내줬다.
그렇다고 롯데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김주찬과 홍성흔에게는 롯데팬들도 납득할만한 합리적인 계약을 제시했고, NC 특별지명은 어쩔 수 없는 출혈이었다.
당초 구단 측은 이번 FA 협상이 ‘상식적인 선’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언한대로 롯데는 그들이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를 제시했다. 김주찬에게는 4년간 44억원(보장 40억원, 옵션4억원)을, 홍성흔에게는 3년간 25억원을 내밀었다.
이는 두 선수의 부상전력과 노쇠화 등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상식적인 선’이었다. 하지만 김주찬은 더 많은 액수를 원했고, 적지 않은 나이의 홍성흔은 계약기간을 보장받고 싶었다. 결국 양 측은 등을 돌리고 말았다.
2013년은 롯데에 힘든 시즌이 될 수 있다. 최근 2년간 이대호를 포함해 핵심타자 3명이 빠져나간 공백은 심각한 공격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1~2군 간의 격차가 큰 롯데는 대체자 물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다고 롯데가 한 순간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5년간 가을 잔치를 치르며 선수들에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승리 DNA’가 몸에 축적됐다. 이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SK가 전력의 정점이던 김성근 전 감독이 물러난 뒤에도 꾸준히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사례만 봐도 ‘경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임에 분명하다.
따라서 롯데가 앞으로 1년만 잘 버티면 지난해 겨울에 이어 다시 한 번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실탄은 충분하다. 김주찬(50억원)과 홍성흔(31억원)을 잡기 위해 쏟아 부어야 했을 81억원을 아꼈고, 이승호의 이적으로 잔여 연봉 13억 5000만원(옵션 포함)도 지출목록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FA 보상금까지 더하면 돈은 더 불어난다. 올 시즌 연봉 2억 7000만원이던 김주찬의 보상금액은 최대(300%) 8억 1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고, 연봉 4억원인 홍성흔도 12억이나 된다. 즉 114억 600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실탄으로 장전하게 될 롯데다.
특히 내년 시즌 후 FA 시장에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쏟아져 나온다. KIA 윤석민과 이용규를 비롯해 삼성 오승환-안지만-장원삼-윤성환-권혁, SK 정근우-송은범, 두산 손시헌-이종욱, 그리고 롯데 포수 강민호가 주인공이다. 여기서 강민호의 잔류 여부는 너무도 당연한, 설명이 불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선수 생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 조성환의 후계자로는 SK 2루수 정근우를 노려볼만 하다. 특히 부산고 출신인 정근우는 어린 시절 롯데 야구를 보며 성장해왔다. 비록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외면을 받았지만 롯데에 대한 마음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정근우다. 롯데팬들이 우스갯소리로 ‘롯근우’라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더불어 김주찬의 이적으로 발생한 외야 공백도 국가대표 외야수가 2명이나 나오기 때문에 베팅을 걸어볼 수 있다. KIA 이용규와 두산 이종욱은 경험과 기량 면에서 김주찬보다 훨씬 나은 선수들이다. FA 시장서 '빈손'이었던 롯데가 1년 뒤 장바구니를 가득 채울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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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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