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억 50억…폭등' FA 시장판 울고웃다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2.11.19 11:07
수정

수요 늘어 모처럼 FA시장 활황세 '김주찬 50억'

LG 가장 큰 수혜..한화-롯데 잃기만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들이 잇따라 새 팀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삼성 정현욱이 LG로, SK 4번 타자였던 이호준이 NC로, 롯데 김주찬은 KIA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하나같이 주전급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들이라는 점에서 팬들이 받은 충격도 크다.

FA 시장이 이처럼 활황세를 띤 것도 오랜만이다. 그동안 국내 프로야구 FA 시장은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최대어급은 국내에서의 잔류나 이적보다는 해외진출을 먼저 꿈꿨고, 웬만한 선수들은 까다롭고 불합리한 보상규정에 묶여 이적할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신생구단 NC 등장과 함께 전력보강에 ‘통 큰 투자’를 예고한 LG, 한화 등도 일찌감치 FA 시장에 뜨거운 관심을 표명, 검증된 선수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는 곧 몸값 폭등을 불러왔다.

만 36세의 노장 이호준이 2년간 12억을 제의한 SK를 뿌리치고 3년간 20억의 거액을 보장한 NC 유니폼을 입은 것을 비롯해 정현욱은 4년간 옵션 포함 최대 28억에 LG 품에 안겼다. 김주찬은 롯데를 떠나 KIA에 입단해 4년 계약에 계약금 총 50억원에 이르는 ‘매머드급’ 계약을 성사시켜 이번 FA 시장의 최대 승자가 됐다.

일단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팀은 LG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LG는 일찌감치 올해 팀 내 FA 대상자였던 정성훈과 이진영을 각각 4년간 최대 34억원에 지켜냈고, 검증된 불펜자원인 정현욱까지 불러들이는 적극적인 투자로 약점을 보강했다.

반면 한화와 롯데는 고민이 커졌다.

특히, 김응룡 감독 이후 적극적인 선수영입을 천명했던 한화는 정작 FA 시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오히려 주축 불펜요원이던 송신영을 신생팀 NC의 보호지명 제외선수로 떠나보냈을 뿐 전력보강은 아직 전무하다.

대어로 꼽히던 김주찬, 이진영, 정현욱 등이 모두 계약이 완료됐고, 남은 FA중에는 크게 매력을 느낄만한 자원이 없다. 자칫 류현진의 ML 진출로 얻은 280억원의 자금을 제대로 뿌려보지도 못하고 시장에서 나와야 할 판이다. 롯데 역시 전력누수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지난해 이대호를 일본으로 보내야했던 롯데는 올 시즌에도 김주찬을 KIA에 빼앗긴데 이어 홍성흔도 재계약이 불투명, 타선 자체를 새롭게 짜야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FA 시장이 준척급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된 반면, 지나친 몸값 폭등으로 선수들의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모처럼 활황을 누리고 있는 FA 시장에서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고 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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