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언 짜깁기' BBC 상대 15조 규모 명예훼손 소송
입력 2025.12.16 13:59
수정 2025.12.16 14:22
"선거 일주일 전 방송…대선 개입 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BBC 방송을 상대로 100억 달러(14조 7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소장에서 트럼프 측은 “BBC 방송은 기만적이고 비하적인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며 “해당 다큐멘터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악의적으로 묘사해 명예를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BC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일주일 전에 이를 방영했다.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선거 결과가 나오도록 의도한 것”이라며 “명예훼손과 기만적이고 불공정한 방송 관행에 대해 각각 50억 달러를 청구한다”고 덧붙였다.
BBC는 지난해 10월 시사다큐멘터리 ‘트럼프, 두 번째 기회?’에서 2021년 ‘1·6 의회 폭동’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당신들(지지자들)과 함께 국회의사당으로 걸어갈 것이다. 죽을 힘을 다해 싸우자”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사당 행진을 촉구한 부분과 죽을 힘을 다해 싸우라고 말한 부분이 1시간 간격으로 발언한 별개 부분이라고 주장하면서 “BBC는 의도적으로 내가 의도한 바를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이후 BBC는 방영 1년 만인 지난달 초 잘못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했으며 팀 데이비 BBC 사장과 데버라 터네스 보도본부장은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