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게이트] ③ 윤영호, 민주당 의혹에 결국 침묵…한시름 던 與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5.12.11 00:10
수정 2025.12.11 00:10

"李대통령 입틀막 성공" 야권 비판

향후 특검 도입 요구 거세질 가능성

전재수·정진상 통일교 의혹 속

민주당 진상조사 추진 여부 주목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연합뉴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 지원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실명 폭로를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서 민주당은 일단 한시름을 놓은 분위기다. 다만 민주당 의원 15명에게 지원했다는 윤 본부장의 진술에 따라 향후 정치권 안팎에선 특검 수사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 관련 청탁을 하며 김건희 여사와 국민의힘 측에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영호 전 본부장은 10일 열린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민주당 관련 언급 없이 재판을 마무리했다. 앞선 재판에서 이날 통일교 지원을 받은 민주당 의원들의 실명을 폭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행동에 옮기진 않은 것이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재판 과정에서 2022년 대선 전후로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 측에도 지원했다고 특검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더 가까웠다", "현 정부 장관급 네 분에게 접근했고, 그 중 두 명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왔다 갔다" 등의 진술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이 이날 폭로를 실행헤 옮기지 않으면서 민주당은 일단 한시름을 놓았다. 다만 추후 추가 폭로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아직은 안심하긴 이르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은 특검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도 크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결심공판 직후 논평을 내어 "통일교 금품 제공 의혹은 이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들과 이 대통령 측근까지 번지고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민주당과 대통령 본인, 그리고 측근들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설 성역 없는 진짜 특검 도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의 통일교 게이트 입틀막 성공? 이렇게 못 덮는다"며 "통일교 게이트를 말아먹은 민중기 특검은 수사 주체가 아니라 수사 받아야 할 수사대상"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종교단체 해산을 언급하며 통일교 입장에서 심적인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는 발언을 한 바 있다.


통일교의 민주당 전·현직 의원 금품 제공 의혹은 김건희 특검팀에 의해 전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된 상태다. 의혹을 처음 인지하고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이에 최근 편파수사 논란이 일면서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차원의 진상조사 추진 여부도 주목된다. 비록 윤 본부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 명단을 밝히지 않았으나, 특검 수사 과정에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는 금품을 제공했고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는 접촉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최근 보도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특히 윤 본부장은 현금 4000만원과 까르띠에, 불가리 등 명품 시계 2점을 건넸다고 밝히는 등 전 장관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의원들의 실명이 공개될 경우 윤리감찰 조사 지시 등 당 지도부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현재로선 당 차원의 진상조사 추진 여부는 불투명하다.


전 장관과 정 전 실장은 통일교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금품수수 의혹은 전부 허위이며 단 하나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통일교 측과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고 민주당을 통해 입장을 전했다. 전 장관은 오는 11일 오전 해외출장을 마치고 귀국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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