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새 CEO 인선 돌입…‘보안·건전성·매각’ 삼중 과제 풀어야
입력 2025.11.25 07:04
수정 2025.11.25 07:04
해킹 후폭풍 속 조직 쇄신…외부 전문가 기용 가능성
고객이탈·비용리스크 겹친 ‘복합위기’…CEO 과제 산적
대규모 해킹 사고 이후 롯데카드가 차기 CEO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롯데카드
대규모 해킹 사고 이후 롯데카드가 차기 CEO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새 대표는 흔들린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경영 안정과 기업가치 제고라는 과제를 한꺼번에 떠안게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카드업 이해와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춘 ‘위기관리형’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차기 대표이사 승계 절차를 공식 개시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조좌진 대표와 기타비상무이사였던 MBK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 대표는 후임이 확정될 때까지 대표이사로서 최소한의 권한은 유지하며 경영 공백을 피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번 인사 변화는 단순한 CEO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해킹 사고 이후 롯데카드는 최고경영진뿐 아니라 본부장급 4명을 포함한 고위 임원 5명이 한꺼번에 사의를 밝히는 등 이례적 규모의 조직 정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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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보안 리스크를 넘어 내부통제·의사결정 체계 전반을 재정비하겠다는 대주주 MBK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광일 부회장의 이사회 이탈도 같은 맥락에서 ‘독립성 강화’와 ‘책임 경영 체제 전환’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차기 CEO는 12월 중순에서 연말 사이에 윤곽이 잡힐 것으로 관측된다. 내부 규정상 승계 절차가 개시되면 30일 안에 후보 검증·서류 심사·평판 조회 등이 모두 진행돼야 해 일정은 빠듯하다.
그동안 조 대표가 3연임하며 사실상 단독 후보처럼 굳어져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후보군 폭이 넓어진 만큼 인선 방향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해킹 사태 이후 ‘보안·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화두로 떠오르면서 내부 승진보다 외부 영입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새 대표가 맞닥뜨릴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난 9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이후 소비자 불안이 빠르게 확산했고, 회원 수는 지난 8월 대비 10만명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전업 카드사 중 회원이 감소한 곳은 롯데카드가 유일하다. 신뢰 하락이 실제 고객 기반 축소로 이어진 셈이다.
건전성 지표도 부담이 된다.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45%로 업계 평균(0.73~1.26%)을 크게 웃돌았다. 홈플러스 회생 신청으로 구매전용카드 대금 600억원을 회수하지 못한 점, 7020억원 규모의 팩토링 대출 잔액 중 연체 발생으로 상반기에 대손상각비 239억원이 반영된 점 등이 건전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으로의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롯데카드가 제시한 5년간 정보보호 투자 1100억원 계획, 내년 2월 시행되는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 스트레스 DSR 3단계 적용 등은 수익성 개선 여력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
사고와 관련한 과징금·손해배상 소송 가능성까지 남아 있어 경영 리스크는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새 CEO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분명하다.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동시에 건전성 안정, 리스크 요인 정리, 그리고 대주주 MBK가 추진해온 매각 작업의 정상화까지 일련의 복합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롯데카드가 겪는 문제는 단순한 보안 이슈가 아니라 사업 전반의 신뢰와 체력의 문제”라며 “카드업 운영 경험과 동시에 위기관리 역량을 갖춘 인물이 아니면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다. 외부에서 검증된 전문가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