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팁도 줬다" 女모델들 불러 성매매까지…거물급 수감자 전용구역 발각
입력 2025.11.23 16:05
수정 2025.11.23 18:20
미얀마 범죄단지(사기 작업장)를 만든 중국인 거물 보스 등 'VIP' 수감자들이 태국 방콕 교도소에서 호화 생활을 누려온 것으로 드러나 태국 정부가 수사에 나섰다.
ⓒ네이션
22일(현지시간) 네이션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루타폰 나오와랏 태국 법무부 장관은 방콕 교도소 내 거물급 수감자들의 부당한 특혜 의혹에 대해 긴급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최근 다른 수감자들의 제보를 받고 여러 차례 불시 단속을 실시했으나 내부 협력자들의 정보 유출로 번번이 실패했다. 이후 교도소 직원들에게 사전 통보 없이 단속한 끝에 결국 실체를 확인했다.
그 결과 지난 16일 지하에 있는 비밀스러운 'VIP 전용 구역'을 발견했다. 이곳에서 중국인 수감자 2명이 모델로 보이는 중국인 여성 2명과 함께 있는 것을 적발했다.
당국은 이들 여성이 공식 방문 경로를 거치지 않고 교도소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제한 구역으로 들어와 중국인 수감자들과 성매매한 사실을 파악했다. 수사관들은 수감자들과 여성들이 허가 없이 해당 구역에 어떻게 드나들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당국은 중국인 수감자들이 교도소 직원들을 매수해 특혜를 누렸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직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교도소 안에 자신들만의 특별 구역을 만들어 몰래 들여온 고급 요리와 와인, 시가 담배를 즐기면서 매일 도박을 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어가 가능한 태국인 수감자들을 개인 비서로 고용해 수발까지 들게 했다.
서즈장 ⓒAFP연합뉴스
특히 2022년 태국에서 체포돼 수감 생활을 해온 미얀마 범죄단지 두목이자 온라인 도박계 거물 서즈장(徐智江·43)은 중국 수감자들의 우두머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즈장은 자신에게 편의를 제공해주는 경우엔 10만밧(약 454만원)씩 팁을 뿌렸고, 음향기기와 대형 스피커를 갖춘 호텔 같은 방에서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수감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서즈장은 인접한 다른 교도소로 옮겨졌다가 태국 법원의 중국 송환 결정으로 지난 12일 중국에 인도됐다. 당국은 이런 특혜를 누린 중국인 수감자 2명도 이번에 다른 교도소로 이감했다. 또 마놉 촘추엔 방콕 교도소장을 경질했으며 교정직원 14명도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고위직 출신인 루타폰 장관은 "내가 근무한 모든 기간 수감자들이 교도소 내에서 이처럼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이 행위는 사법 시스템 전체를 훼손하는 것으로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