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쿠르스크서 '군복 회의'…"최대한 빨리 탈환하라"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3.13 17:29
수정 2025.03.13 20:56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쿠르스크 지역 군 사령부를 방문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AP/뉴시스

미국으로부터 '30일 휴전' 압박을 받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접경지인 쿠르스크 지역을 전격 방문해 빠른 시일 내에 완전히 탈환할 것을 명령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휴전안에 전격 합의한 바로 다음날 우크라이나 최전선을 몸소 찾았다는 점에서 휴전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겠다는 메시지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군복 차림으로 쿠르스크에 주둔 중인 러시아 부대를 방문해 군 고위 간부들에게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가능한 한 짧은 시간 내에 쿠르스크 지역에 자리 잡고 전투를 벌이고 있는 적을 완전히 격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래를 생각하고 국경을 따라 안보 구역을 만드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군 부대들을 하나씩 언급하며 "나는 거의 매일, 최근에는 아침과 저녁 그들(부대) 이야기를 듣는다"며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애초 주재하려던 정부 경제 회의를 업무 일정상 연기했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은 푸틴 대통령의 쿠르스크 방문이 예정에 없던 돌발 일정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쿠르스크 방문은 지난해 우크라이나가 전쟁이 시작된 후 국경을 넘어 이 지역을 점령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번 방문이 당초 일정에 없었던 만큼 그의 방문을 통해 러시아군이 전선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한 '30일 휴전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르스크는 러시아 서남부에 위치해있으며 현재 우크라이나군에게 영토가 일부 점령된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쿠르스크 일대 1000㎢에 이르는 곳을 장악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의 공세 속에 상당 부분을 다시 내줬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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