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도보행진, 이재명 '열외' 이유는…신변위협에 보폭 변화 생기나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03.13 16:27
수정 2025.03.13 16:54

민주당, 이재명 암살계획 제보 문자 받아

불특정 다수 몰리는 외부 일정 최소화 기조

정성호 "비상계엄도 누가 생각했겠느냐

상상할 수 없는 일들 일어나고 있어 걱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김민석 수석최고위원,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이 1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러시아제 권총을 밀수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암살하겠다는 내용을 제보 받으면서 이 대표가 불특정 다수가 몰리는 장외에서의 활동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 대표는 연 이틀째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의 국회에서의 광화문까지의 도보행진에도 열외(列外)하고 있다.


민주당은 13일, 전날에 이어 연 이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의미로 국회에서 한강을 건너 광화문까지 약 9㎞ 구간의 도보 행진에 나섰지만, 이재명 대표는 전날에 이어 도보 행진에서는 빠졌다. 대신 이 대표는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과 회동하는 등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이 되지 않는 '회동 정치'에 나섰다.


이는 이 대표를 겨냥했다는 이른바 '암살 제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2일 "지도부를 포함해 다수 의원이 '러시아제 권총을 밀수해 이재명 대표를 암살하려는 계획이 있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제보 문자에는 '북파공작부대(HID), 707특수임무단 요원들이 러시아제 권총을 밀수해 이 대표를 암살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당분간 이 대표는 노출이 안 되도록 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이 같은 문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전현희 민주당 정치테러대책위원장도 "특수부대를 전역한 OB 요원들이 러시아제 권총을 밀수해 이 대표 암살 계획을 갖고 있다는 다수 제보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접수됐다"며 "이 대표에게 방탄복 착용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암살시도 제보에 따라 이 대표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될 수 있는 도보 행진 참여 등 공개 장소 행보를 자제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기로도 했는데, 다만 유력 대권주자로서 대중정치인인 만큼 방검·방탄복을 착용하는 것보다는 외부 일정을 최소화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오는 14일 광화문 현장 최고위원회의와 15일 장외 집회에 불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1월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한 현장에서 피습을 당했던 적이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5선 중진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최근 이 대표에 대한 암살 계획 제보가 들어왔다는 발표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인 제보라 하니 깜짝 놀랐다"며 "지난해 이 대표에 대한 테러 사건 이후 경호를 강화해야 된다는 지지자들의 문자(메시지)를 많이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하리라고 누가 생각했겠느냐. 법원에 가서 난동을 부린다는 것도 우리 사법 역사상 생각하지 못했던 그런 일들"이라며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암살설도) 참 걱정이 많이 된다"고 토로했다.


암살설까지 나오게 될 정도로 이 대표를 향해서 '증오'가 쏠리고 있는 것은 어떠한 공포감으로부터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 대표의 지금까지의 여러 과거 행적을 봤을 때 '정치보복하지 않겠느냐'라는 것을 두려워한 게 아니냐고 의심을 해본다"면서도 "이 대표는 여러 차례 본인도 얘기했지만, 혼란한 국정 상황을 빨리 회복하고 경제를 살리는 게 중요해서 정치보복을 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얘기를 자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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