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7000억 자본성 증권 발행 예고…건전성 강화 '초점'
입력 2025.01.16 06:00
수정 2025.01.16 10:00
IFRS17 계도기간 종료에
건전성 악화 선제적 대비
"재무상 충분히 소화 가능"
우리금융지주의 인수를 앞둔 동양생명이 최대 7000억원 규모의 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자본건전성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지만 인수를 앞둔 상황에서 과도하게 발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13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최대 미화 5억 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자본증권의 발행 시기와 종류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동양생명은 이번 결정에 대해 "새 보험회계제도(IFRS17) 및 지급여력(K-ICS) 제도 하에 자본변동성 대응 및 안정적 자본건전성을 유지하고자 발행을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IFRS17의 계리적 가정 등과 관련해 실적 뻥튀기가 잇따르자 지난해 한시적으로 IFRS17 판단·해석 차이에 대한 계도기간을 운영했다.
IFRS17 계도기간이 종료되면 K-ICS 비율은 하락할 전망이다. 또한 보험사들은 금리가 내려가면 보유한 보험 부채의 시가평가액 규모가 커져 자본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보통 연말결산을 발표하기 전 자본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K-ICS 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보험업법상 최소 기준치는 100%다.
동양생명의 K-ICS 비율은 줄곧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1분기 말 K-ICS 비율은 174.7%를 기록했다. 이후 2분기 말에는 166.2%로 하락하더니 3분기 말에는 160.3%로 나타나며 160%를 간신히 지켰다. 금융당국 권고치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양생명은 현재 우리금융의 인수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지만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불거지면서 인수가 올스톱 됐다.
우리금융의 인수를 코 앞에 두고 동양생명의 7000억원대 자본증권 발행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번 발행 계획은 지난 5년 간 동양생명이 발행한 자본증권 규모 중에서 제일 많다. 동양생명은 지난 2020년 9월 3억 달러(약 44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지난해 9월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동양생명에 따르면 이번 7000억 규모의 자본증권 발행은 재무적 체력상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규모로 이미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회 때에도 언급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